보험사들이 보험업계 특허권이라 불리는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보험시장 포화로 신규 가입자 수 감소 등 위기에 직면하면서 틈새시장을 개척하기 위함이다.

25일 손해·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사이 보험사들의 배타적 사용권 신청 건수가 매년 최고치를 경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들은 올해 들어 각 보험협회에 총 14건의 배타적 사용권을 신청, 이 중 9건을 획득했다. 나머지 4건은 심사 대기 중이고, 1건은 기각됐다. 이 추세대로라면 지난해 신청 건수인 31건(26건 획득)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손민균

보험사가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하려는 이유는 일단 해당 상품을 일정기간 독점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배타적 사용권 인정 기간은 최대 1년으로 늘어났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보험사들이 상위 몇 개 기업에서 독창적 상품을 개발하면 기다렸다 똑같이 모방해 판매하는 행위가 일반적이었다”며 “그러나 시장이 포화되면서 기존의 베끼기 전략만으로 더는 생존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대다수 상품의 배타적 사용권 인정 기간은 3~6개월에 불과하지만, 마케팅 수단으로의 가치가 크다는 점도 보험사들이 여전히 배타적 사용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다. 독점 판매 기간은 제한적이지만, 마케팅 측면에서 ‘최초’, ‘원조’ 홍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치아보험 상품을 판매한 라이나생명이 시장에서 계속 우위를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등 핀테크 기업들의 보험시장 진출이 가속화되면 기존 보험사들의 배타적 사용권 의존도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