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손해보험사들이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내릴 전망이지만 애초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인 2%보다는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하율이 미미하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생색내기용 인하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올해 손해율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보다 더 큰 할인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주요 손해보험사 5곳(삼성,현대,DB손보,KB손보,메리츠화재)은 오는 4월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1.2~1.4% 인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만 인하율이 크지 않아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생색내기용 인하'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000810), 현대해상(001450), DB손해보험(005830),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모두 4월 안에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할 예정이다. 인하율은 1.2%~1.4% 수준이다.

삼성화재가 지난 2월 먼저 1.2% 내리기로 결정한 뒤에,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순으로 뒤를 이었다. 평균 자동차보험료가 60만~70만원 임을 감안할 때, 7200원에서 9800원 정도 내려가는 셈이다.

주요 손보사들이 모두 인하를 결정한 배경은 지난해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손해율이 개선되며 전체 실적 확대로 이어지자 보험료 인하에 대한 요구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커진 점도 인하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주요 손보사의 자동차 손해율은 78~82%으로 업계 적정 손해율(79~81%)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보험사들이 지난해 자동차보험으로 2800억원 정도의 흑자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픽=이은현

금융당국이 보험사들에 인하를 권고한 점도 영향을 끼쳤다. 당국은 보험사들의 실적 호조가 이어지자 손해율을 근거로 보험료를 2% 인하하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다만 이번 보험사들이 모두 1%대 인하를 결정하며 권고 수준을 맞춘 곳은 없었다.

이에 대해 소비자들은 생색내기용 인하라고 비판하고 있다. 1%대 인하는 체감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최소한 금융당국의 수준 정도는 맞췄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회사원 이모(27)씨는 “일 년에 자동차보험료로 130만원을 내고 있다”며 “인하해도 1만원 정도인데,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회사원 지모(31)씨는 “최소 2%대로 내렸어야 한다고 본다”며 “인하를 할 거면 적어도 소비자들이 느낄 수 있는 만큼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인하율이 미미하다는 지적에 보험사들은 1%대 인하가 최선이라는 입장이다. 지난해 자동차보험이 좋게 나온 것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 상황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거리두기 강화로 교통량이 줄자 사고도 감소해 손해율이 잠깐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에는 상황이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올해 정비수가가 4.5% 올라갔고 거리두기 완화도 예상된다”며 “올해 자동차 손해율은 지난해보다 악화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올해 전망을 보면 손해율 악화가 예상된다”며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보험사들은 또다시 인상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그는 “재차 인상하면 거센 소비자 반발이 예상되는데, 이때 또다시 분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