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금융위-금감원 합동 가상자산사업자 동향 점검회의'를 개최했다./금융위원회 제공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22일 파산 우려가 나오는 중국 최대 민영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에버그란데) 그룹 관련 동향을 점검했다. 헝다가 파산할 시 대출 은행 등에 연쇄 파급돼 중국판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는 공포감이 엄습하는 상황이다.

이날 고 위원장은 금융감독원과 합동 점검회의에서 “현재 헝다 그룹 문제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것이 다수 전문가들의 견해”라면서도 “미국 FOMC 회의 등 글로벌 긴축기조 움직임과 함께 과열된 글로벌 자산 시장이 조정되는 과정에서 관련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어 관련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대응해 나가야 한다”라고 밝혔다.

헝다그룹은 중국 2위 부동산 개발그룹으로 홍콩증시 상장됐다. 부채 규모 약 3000억달러 수준으로 파산 우려가 나온다. 헝다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헝다부동산은 채권이자 지급 만기일을 하루 앞둔 이날 중국 선전증시에서 거래된 2025년 9월 만기 채권의 5.8% 이자 지급을 예정대로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위안화 채권에 대한 이자 지급 만기일인 오는 23일 문제 없이 갚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헝다부동산이 언급한 이자 상환액은 헝다그룹이 지불해야 할 전체 채무의 일부에 불과하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S&P는 “헝다 문제가 여타 대형 부동산개발업체 파산 등으로 이어져 중국 경제에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된다면 중국정부가 개입할 가능성이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헝다 파산이 이러한 광범위한 리스크로 번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밝힌바 있다.

또 이날 고 위원장은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동향을 중점적으로 점검했다. 오는 24일까지 신고를 마치지 못한 거래소는 폐업하거나 원화를 거래할 수 없다. 현재 금융정보분석원(FIU)에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를 접수한 곳은 6개 회사로 이 중 신고수리가 결정된 곳은 업비트 한 곳이다.

나머지 31개사(거래업자 21개, 기타 10개)에서 신고접수를 위한 사전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을 획득한 사업자 대부분이 신고 접수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금융위의 설명이다.

고 위원장은 “이용자는 가상자산 거래업자의 ISMS 인증 획득 여부와 신고 관련 상황을 지속해서 확인해달라”며 “사업자는 영업 전부 또는 원화마켓 영업의 종료를 앞둔 대부분의 가상자산 사업자들이 영업 종료 관련 대고객 공지와 안내를 정부가 권고한 바에 따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