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정다운

인터넷전문은행이 직원 채용 규모를 확대하며 몸집을 키운다. IT개발뿐 아니라 상품 개발 및 운영, 컴플라이언스, 신용리스크 관리 등 여러 직군에서 채용을 늘리고 있다. 최근 잦은 명예퇴직으로 직원을 계속 내보내는 주요 시중은행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올 하반기 경력직 50여명을 추가 채용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매년 상하반기 두 자리 수 규모의 채용을 진행 중으로, IT 전문인력뿐 아니라 수신상품 개발 등 다양한 직군에서 골고루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작년 6월 임직원 수가 약 200명에 불과했던 케이뱅크는 올 상반기 60여명을 채용하는 등 현재 약 400명으로 증가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상반기 직원을 100명 이상 채용하며 7월 기준 전체 임직원 수가 1000명을 넘어섰다. 카카오뱅크가 출범한 지난 2017년 390명으로 시작해 2018년 603명, 2019년 786명, 2020년 913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앞으로 3년간 500억원을 투자해 인력 채용을 더 확대할 계획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올 상반기 110명의 직원을 채용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수시 채용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전체 임직원 수가 처음으로 1000 명을 넘어섰다./카카오뱅크 제공

오는 9월 말 공식 출범을 앞둔 토스뱅크의 임직원 수는 160여명 수준으로, 출범 전까지 개발자, 디자이너 등 경력자를 최대 50여명 추가 채용한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30여개에 달하는 직군마다 1~2명씩을 추가 채용해 200여명 규모로 출범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출범 전 합류하는 직원에게는 직전 회사의 최대 1.5배에 달하는 연봉과 스톡옵션 등을 제공한다.

반면 오프라인 중심 영업망을 가진 시중은행은 디지털화와 맞물려 인력이 감소 중이다. 은행연합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국내 시중은행 임직원 수는 6만6000명으로, 10년 전인 지난 2011년 3월(약 7만4000명)과 비교하면 8000명 감소했다. 지난 2016년까지 7만명 대를 유지하다가 최근 들어 감소세가 가파르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5대 시중은행에서만 무려 2500여명의 직원이 희망퇴직으로 직장을 떠났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이 800명으로 가장 많았고 하나은행 511명, 우리은행 468명, NH농협은행 496명, 신한은행 220명 순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최근 또 추가 희망퇴직을 실시해 이번 달 133명이 짐을 싼다.

신한은행 임직원들 모습./조선DB

지난 5년간 명예 퇴직자가 0명으로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IBK기업·산업은행 등 국책은행마저 분위기 변화가 감지된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는 국책은행의 명예퇴직을 활성화하기 위핸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에 시중은행에서 인터넷은행으로의 이직 문의도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평균 보수는 9800만원으로 인터넷은행보다 고연봉을 준다. 하지만 인터넷은행의 임직원 평균 연령대는 30대로 시중은행(40대) 대비 낮고, 각종 인센티브를 감안하면 급여 수준이 괜찮다는 평가다.

최근 3년간 임직원 평균 보수를 보면 카카오뱅크는 2018년 6600만원, 2019년 7100만원, 2020년 7900만원으로 매년 상승하고 있다. 케이뱅크 평균 보수는 2018년 7200만원에서 지난해 8000만원으로 올랐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입사 직원 중 절반 가까이가 시중은행 등 기존 금융권에서 지원한 인력으로, 앞으로 이직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채용을 확대하고 조건도 나쁘지 않아 일부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이직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