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이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챗봇 상담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조선DB

은행 인공지능(AI) ‘챗봇’ 시스템이 똑똑해지고 있다. 신한은행이 운영하는 고객상담 챗봇 ‘오로라’가 앞으로 고객들이 금융사기 예방할 수 있게 서비스 기능이 확장된다. 또 은행뿐 아니라 카드 업무 관련 질문까지 대답이 가능해진다.

17일 신한은행에 따르면 신한 고객상담센터는 챗봇 오로라 업그레이드 작업을 준비 중이다. 이르면 오는 12월, 늦으면 내년 1월 새로운 챗봇 기능을 선보일 예정이다.

가장 눈에 띄는 기능은 금융사기 예방이다. 경찰청 시스템과 연계되어 오로라를 통해 금융 거래를 하기 전 특정 계좌나 전화번호의 사기 이력을 조회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고객은 피싱과 같은 금융 피해를 사전에 막을 수 있다.

또 신한카드와 관련된 질문도 가능해진다. 오로라는 신한은행 챗봇이다 보니 은행 관련 질문에만 답변이 가능하지만, 그동안 신한카드와 관련한 고객들의 질문도 많았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이럴 경우 오로라가 신한카드 고객상담 전화번호를 안내하는 데 그쳤지만, 앞으로는 신한카드 질문 내용도 답변할 수 있게 바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한카드 챗봇 ‘파니'와 연동해 앞으로 카드 업무 관련 답변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추후 파니도 은행과 관련한 질문에 대응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 챗봇 '오로라'를 실행시킨 화면./조선DB

오로라의 UI(사용자인터페이스)와 UX(사용자경험)도 편리하게 개편된다. 기존에는 뱅킹 앱 메인화면에만 오로라 호출 메뉴가 존재했는데, 앱 내 모든 화면에서 오로라를 호출할 수 있게 바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현재 챗봇 사용자 70%가 MZ 세대인 만큼 UI/UX 개선 등 세대 별 맞춤 형 정보를 선 제공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 뿐 아니라 최근 주요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챗봇을 개발하거나 고도화하는 작업을 하고있다. 코로나19로 모바일뱅킹 이용자가 더 늘어나면서 챗봇의 경쟁력이 은행의 서비스 경쟁력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단순한 금융 정보 안내 수준의 답변을 넘어 개인 맞춤형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금융 비서로 발전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4월 뱅킹 앱에 탑재된 챗봇 ‘비비’를 고도화하는 작업을 마쳤다. 현재 비비는 ▲실제 직원처럼 과거 가입 경험이나 보유 상품 및 검색 이력 등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맞춤 상품 추천 ▲간편한 채팅 상담을 위해 초성 또는 단어 입력을 통한 질문 자동 완성 기능 ▲조회 및 이체 기능을 탑재한 대화형 뱅킹 서비스 등이 가능하다.

우리은행도 지난 3월부터 챗봇 ‘위비봇’의 대화엔진 고도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우리은행은 이와 더불어 금융권 최초로 음성을 통한 ‘AI 상담 통합 플랫폼’도 구축 중이다. 이 보이스봇은 예적금 만기, 대출 연체, 각종 사고신고 등 단순 업무에 정확한 답변을 제공하고, 구체적인 상담이 필요할 경우 상담직원에게 연결하는 형태다.

하나은행 ‘하이챗봇’, NH농협은행 ‘올원상담봇’도 AI와 머신러닝(기계학습)을 통해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업무 폭을 넓히고 있다. DGB대구은행은 챗봇 ‘앤디(ND)’ 개발을 완료하고, 지난 8일부터 뱅킹 앱 내 서비스를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