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1조2500억원 규모로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현재 9000억원인 자본금이 2조1500억원으로 2.4배가량 늘어나게 된다. 케이뱅크는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IT(정보기술) 인프라 투자 및 대출 재원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케이뱅크 을지로 신사옥 전경. /케이뱅크

기존 최대 주주인 BC카드는 지분율을 비슷하게 유지하고, 새 2·3대 주주로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와 베인캐피탈이 참여하게 된다. 또 신한금융그룹이 계열사 신한대체투자를 통해 케이뱅크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기존 2·3대 주주인 우리은행과 NH투자증권은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는다.

케이뱅크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1조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의결했다. 발행가는 액면가 대비 30% 할증된 6500원이다. 5250억원은 주주 배정 방식으로, 7250억원을 제3자 배정방식으로 신규 투자자가 참여한다.

신규 투자자로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와 베인캐피탈이 각각 2000억원을 투자한다. 또 MG새마을금고가 대표 투자자(LP)로 참여한 사모펀드가 1500억원을 납입한다. 신한대체투자와 JS프라이빗에쿼티가 공동 업무집행사원(Co-GP)으로 결성한 사모펀드가 1250억원을 투자한다. 이 밖에도 모바일 게임회사 컴투스가 500억원 규모로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기존 주주들은 현재 지분율에 따라 주식을 먼저 배정받고, 유상증자에 참여할지 결정한다.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아 발생하는 실권주는 최대 주주인 BC카드가 인수하게 된다.

케이뱅크가 이번 유상증자를 실시하면 기존 2, 3대 주주인 우리은행과 NH투자은행의 지분율은 대폭 줄어들고,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와 베인캐피탈이 지분율 9.07%씩을 가진 공동 2대 주주가 된다.

현재 케이뱅크 지분율은 ▲비씨카드 34.0% ▲우리은행 19.9% ▲NH투자증권 10.0% ▲케이로스유한회사 6.72% ▲한화생명보험 3.82% ▲GS리테일 3.76% ▲KG이니시스 3.09% ▲다날 3.09% ▲기타 주주 15.62% 순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기존 대주주인 비씨카드는 종전 지분율을 그대로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주주들이 유증에 참여할 지 여부는 회사별로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해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관계자들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NH투자증권은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한화생명보험은 배정된 물량을 인수하는 금액(350억원)만큼 참여한다. 금융업계는 다른 기존 주주들도 상당수 유상증자에 불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상증자가 끝나면 비씨카드의 지분은 29.96%(우리은행·NH투자증권 실권주 전액 인수)~34.0%(목표치)로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한다. 그 다음으로 MBK파트너스와 베인캐피탈이 각각 지분율 9.02%로 공동 2대 주주가 된다. 우리은행 지분은 8.68%가 된다. 그 다음에는 MG새마을금고가 참여한 PEF(6.76%), JS프라이빗에쿼티·신한대체투자(5.64%), NH투자증권(4.36%) 순이다.

유상증자 후 BC카드와 BC카드의 모회사인 KT의 지배력이 강화될 것으로 금융업계는 보고 있다.

케이뱅크는 유상증자 대금을 정보기술(IT) 인프라를 더욱 확충하고,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취지에 맞도록 신용평가모형(CSS)을 고도화하는 데 사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KT그룹과의 시너지 상품·서비스 등 신상품을 추가 개발해 디지털 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케이뱅크는 증자 대금으로 대출 시장에도 공격적인 행보를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 4월 케이뱅크의 여신 잔액은 4조6800억원으로 카카오뱅크(23조2000억원) 대비 5분의 1 수준이다. 수신 잔액은 12조1400억원으로 카카오뱅크(24조9000억원)의 절반가량이다. 하지만 최근 여신 및 수신액이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서호성 케이뱅크 은행장은 “기본 사업인 예금·대출 비즈니스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타 기업과의 제휴, 그룹사 시너지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