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부진의 터널을 지나던 국내 조선업계가 호황기에 진입하면서 조선업 주가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들어 143% 급등했고,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각각 70%씩 올랐다. 글로벌 조선 업황이 10년 만에 ‘수퍼 사이클’을 되찾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조선업 주가는 앞으로도 더 오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또 조선업은 낙수효과가 큰 업종이라는 점에서 주식시장 참여자들은 업황이 반등할 때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 찾기에 나섰다. 조선사들의 건조량이 증가하면 기자재 수요가 늘어나는데, 매출이 증가하는 동시에 제품 가격을 인상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업체에 이목이 쏠리는 것이다.

경남 거제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3번 독에서 LNG선 4척이 동시에 건조되고 있다./삼성중공업 제공

업계에서는 LNG선 수주가 증가하는 상황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응해 조선 시장에서도 LNG(액화천연가스)·메탄올 추진 선박 등 친환경 선박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런 추세가 국내 조선사는 물론 조선 기자재 업체의 이익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은 올해 하반기부터 대형 조선사를 필두로 업계의 이익 개선이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조선업종 내 주가 상승 가능성이 큰 종목을 추천했다. 우선 대형 조선사 중 최선호주로 하반기 수주 모멘텀이 가장 양호하고 FLNG(부유식천연가스설비)를 통한 중장기 수주 가시성이 높은 삼성중공업(010140)을 꼽았다. 증권사는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대량 수주와 FLNG 연속 수주를 통해 2027년 중순까지 일감을 확보하며 이익 개선 가시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기자재 업체 중에는 엔진 가격 상승과 생산량 증가로 성장이 기대되는 HSD엔진, LNG선 조명 수주가 증가하며 판가 인상이 기대되는 대양전기공업(108380), 조선 수리·개조업에 진출한 한라IMS(092460)를 추천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조선업 주가가 크게 오른 만큼 추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조선업의 호황기가 이전보다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과당 경쟁을 이유로 선박 가격 인하를 주도할 만한 경쟁사가 국내에도, 국외에도 없다”며 “조선업체의 호실적 지속은 과거 호황기보다 길어질 수 있다”라고 했다.

다만 신영증권은 한화오션(042660)에 대한 투자의견은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화그룹으로 인수되면서 지배구조의 변화가 있었고, 방산 사업에 대한 프리미엄이 반영됐다고 해도 주가가 너무 오른 상태라는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