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지원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암호화폐 시세가 나타나고 있다. /뉴스1

비트코인이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3만7000달러선까지 밀렸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가파르게 올라가는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이번에 2000년 이후 첫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면서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4일 오전 7시 기준 글로벌 코인시황 중계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2.19% 하락한 3만7810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24시간 동안 최고 3만8700.07달러에서 최저 3만7585.62달러까지 약 3% 정도 하락했다.

미 인플레이션 정점 분석에도 연준이 물가 통제를 위해 큰 폭을 포함한 금리 인상을 예고대로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일(현지 시각)부터 4일 이틀 간 개최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관심이 집중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연준이 5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확률을 98.7%로 보고 있다.

글로벌 자문회사인 펀드스트래트에 따르면 암호화폐에 대한 풋(매도)옵션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옵션거래자들이 암호화폐의 추가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는 얘기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4월 국제통화기금(IMF) 총회에서 5월 빅스텝을 공식화하며 “(금리 인상을 위해) 좀 더 신속하게 움직이는 게 적절하다고 본다”며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5월 빅스텝에 이어 6월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강행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이달 빅스텝을 단행할 확률은 98.7%에 달하며, 내달 회의에서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확률도 90.3%에 이른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투자자들에게 금리인상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금리인상은 시장의 유동성을 축소해 비트코인과 같은 위험자산에 큰 악재다. 투자자들은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대비해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5월 금리인상은 기정사실화 됐다. 이에 따라 이번 FOMC에서 나오는 결과에 따라 코인 시장의 향방도 정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투자자들의 공포는 수치로도 파악됐다. 암호화폐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에 따르면 이날 암호화폐 시장의 투자심리를 알려주는 ‘공포·탐욕 지수’는 27점으로 ‘두려운(Fear)’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달에는 ‘48점’으로 ‘중립적’이었던 것과 대비된다. 이 지수는 0에 도달할수록 시장 심리가 극도의 공포에 가까움을 나타내며,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의미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 등으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도 코인 하락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에 본사가 있는 투자회사 찰스 슈와브는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계속되는 데다 최근 금리가 급등하고, 중국이 코로나 재유행을 막겠다며 봉쇄하면서 시장 심리가 위축됐다”고 봤다.

주식시장에서 ‘5월엔 주식을 팔고 떠나라(Sell in may and go away)’는 속설이 있다. 주로 주식 하락의 달로 보고 있다. 반면 비트코인의 경우 5월은 상승률이 컸던 달이다. 비트코인은 지난 2010년 이후 5월에 평균적으로 약 280%의 상승률을 보였다.

하지만 연준의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위기 등으로 세계 시장에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투자 불안으로 인한 일시적 자금 이탈이 벌어지고 있다. 이달 암호화폐 시장에도 그림자가 드리웠다.

같은 시각 국내 비트코인의 가격도 업비트 기준 전날보다 -1.44% 하락한 4882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알트코인(얼터너티브 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대체 암호화폐) 대장 이더리움도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이더리움은 업비트에서 약보합권 이상의 내림세를 나타내며 전날보다 1.88% 내린 359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