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팬데믹이 많은 사람들을 죽음과 빈곤으로 몰아넣고 있다. 그러나 이런 팬데믹 사태는 글로벌 제약회사에게는 엄청난 이익을 축적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국내 투자자들도 많이 주목하는 곳은 화이자다. 화이자 백신이 국내에 보급된 데 이어 지난 27일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화이자의 먹는 코로나 치료제인 팍스로이드의 국내 사용을 긴급 승인했다. 국내 증시에선 화이자 먹는 치료제와 관련된 종목들이 화이자 관련주로 꼽히며 주가가 빠르게 오르기도 했다.

2일(현지시각) 미국 코네티컷주 하트퍼드의 '하트퍼드 병원' 책상 위에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어린이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놓여 있다. / AFP·연합뉴스

증권가에서 화이자 관련주로 꼽히는 것은 화이자의 항생체 중간체인 ‘EDP-CI’를 독점 공급하는 KPX생명과학을 비롯해 서울제약(018680), 제일약품(271980), 우리바이오(082850), 제일파마홀딩스(002620) 등이다.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화이자의 주가도 올 한해 빠르게 올랐다. 지난해 말 36.81달러(12월 28일 종가 기준)로 장을 마쳤던 화이자는 지난 29일 57.58달러까지 상승했다. 1년여간 상승률은 56.4%(20.77달러)에 달한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화이자 또는 화이자와 관련된 기업의 주가 흐름에 관심이 높지만 사실 화이자는 미국의 대표적 배당주이기도 하다.

3월, 6월, 9월, 12월에 배당을 주는데 최근 10년간 배당 수익률은 3~4%선을 유지했다. 2010년 배당금은 주당 0.72달러였는데 2020년에는 1.52달러까지 늘었다.

미국 투자정보 전문매체 머틀리 풀(Motely Fool)은 올해 주가가 50% 이상 오른 종목 중 배당이 많을 것으로 보이는 3종목을 선정해 보도했는데 이 중 화이자가 포함되기도 했다. 머틀리 풀은 화이자가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공동 개발한 백신인 코미나티로 올해에 360억달러(약 42조7200억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산했다.

또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을 고려하면 각국 정부가 내년에도 백신 보급 정책을 뒤로 돌리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며 내년 화이자의 이익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도 분석했다.

화이자는 지난 10일 이사회를 열고 1분기 주당 0.4달러씩의 배당금을 내년 3월 4일에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대상은 내년 1월 28일 장 종료까지 보통주를 보유한 주주들이다. 지난해에는 매 분기 0.39달러씩 총 1.56달러를 배당했는데 내년에는 분기 배당금을 올린 것이다.

예정대로 내년 3월 배당금이 지급되면 화이자는 83년 연속으로 배당금을 지급하게 된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배당금을 늘린 것은 강한 재무적 성과는 물론 우리의 연구개발 성과와 제품에 대한 계속되는 자신감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팬데믹의 시대다. 한동안 팬데믹이 계속된다면 화이자에 베팅한 투자자들은 주가 상승은 물론 배당금도 적지 않게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화이자를 비롯한 글로벌 제약회사들의 분투(奮鬪)가 성과를 내 이 팬데믹이 하루 빨리 끝나는 것이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훨씬 더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