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올해 3분기(7~9월) 예상보다 나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각) 발표된 아마존의 3분기 매출액은 1108억1000만달러(약 129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48억5000만달러(약 5조7100억원)를 각각 기록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줄었다. 월스트리트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수준으로, 아마존의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은 인건비 지출과 공급망 차질 등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아마존 최고재무책임자(CFO) 브라이언 올사브스키는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에는 인력난으로 저장과 주문 처리에 제약이 있었다”며 “20억달러의 추가 운영 비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금 인상과 운영 인센티브 비용이 약 10억달러, 인플레이션 압력과 생산성 손실 및 혼란 관련 비용이 약 10억달러”라고 설명했다.
코로나 확산으로 주문이 늘어났지만 이를 처리할 인력이 부족하자 아마존은 3분기에 13만3000명의 직원을 고용했다. 또 기존 직원의 고용 유지와 신규 직원 유치를 위해 최저 시급을 평균 18달러 이상으로 올렸다. 이런 인건비 인상 등이 아마존 실적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인건비 측면에서 보면 4분기에도 아마존은 고전을 할 가능성이 있다. 4분기에는 블랙프라이데이(11월 26일), 크리스마스(12월 25일) 등이 있어 쇼핑 수요가 늘어나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직원들이 떠나는 것을 막기위해 그들에게 제공했던 인센티브 지급 등 유인책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 정보 업체 팩트셋은 4분기에도 아마존의 영업이익은 30억달러 이하로 내려가며 전년 동기보다 50% 넘게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4분기 아마존의 영업이익은 69억달러였다.
김재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아마존에 대해 “지난해 폭발적인 외형성장 이후 올해 가파른 성장 둔화가 그동안 아마존 주가의 발목을 잡아온 상황에서 공급망 이슈와 노동력 부족 등 외부요인으로 아마존에 기대했던 수익성 상승도 당분간 쉽지 않은 과제가 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아마존의 주가가 지금 수준 보다는 조금 더 올라갈 가능성은 충분히 있는 것으로 금융투자업계는 예상한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가 계속 성장하고 있는 등 긍정적 신호들이 포착되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3분기 실적에서 AWS 매출은 161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39%가 성장했다. 이는 2019년 1분기 이후 최고 성장률이다.
인건비와 공급망 차질의 영향과 AWS의 견조한 성장이 교차된 3분기 성적표를 받아든 아마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는 다소 아쉬운 성적표 이지만 아직도 주가가 추가로 올라갈 가능성은 있다는 의견이 많다.
골드만삭스는 아마존을 여전히 향후 12개월 투자 유망 종목으로 제시하며 목표 주가를 4100달러로 제시했다. 기존 4250달러보다 하향 조정됐다. 그러나 현재의 주가 수준이 3310달러선(1일 종가 3318.11달러)인 것을 고려하면 900달러 이상 올라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골드만삭스의 에릭 셰리단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3분기 실적과 4분기 전망이 실망감을 안겨준 것이 분명하지만 아마존은 인건비, 물류비, 코로나19 비용을 모두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모간스탠리도 아마존의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를 4000달러로 제시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4250달러), JP모간(4350달러), 애틀랜틱이쿼티스(4000달러) 등도 4000달러 이상의 목표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실적이 다소 휘청였지만, 분명한 것은 여전히 아마존이 전자상거래와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의 절대 강자라는 점이다. 아마존의 기존 주주들은 일시적으로 주춤하는 주가에 성급하게 실망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