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닥지수가 연일 급등락하며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가운데, 증시의 ‘큰손’인 외국인 투자자들은 바이오·헬스케어 관련주를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백신·치료제 연구개발(R&D)이 확대되는 한편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글로벌 벤처캐피털(VC)들의 투자가 급증하고 있어, 국내 증시에 상장된 관련 기업에도 해외 자본이 유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코스닥 상장사 순매수액(8월 13~24일). /자료=한국거래소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이날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의 코스닥시장 순매수액 상위권에는 바이오·헬스케어 기업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상위 15개 종목 중 8개가 바이오·헬스케어 관련주였다.

외국인은 이 기간 오스템임플란트와 에이치엘비를 각각 452억원, 348억원어치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니아(064550)셀트리온제약(068760)은 각각 229억원, 179억원 순매수했다. 씨젠(096530)은 15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유바이오로직스(206650)와 의료 기기 업체 클래시스(214150)는 각각 125억원, 121억원의 외국인 순매수액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클래시스는 피부의 리프팅과 냉각 지방분해 기기를 제조하는 업체다. 그 외에 건강 식품을 제조하는 콜마비앤에이치(200130)는 106억원의 순매수액을 기록했다.

최근 코스닥지수는 급등과 급락을 거듭하며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 13일과 17일 2거래일 동안 4% 넘게 하락한 데 이어, 19일부터 24일까지는 매일 2%가 넘는 등락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바이오와 헬스케어 분야에 대거 투자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해당 업종의 전망이 밝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증권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실제로 최근 전세계 바이오와 헬스케어 업체들의 몸값은 급등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디지털 헬스케어 업체들에 글로벌 VC들의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미국 오리건주 메디컬센터의 헬스케어 기기.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AP연합뉴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글로벌 VC들의 투자는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하기 위한 전략으로 원격 의료와 디지털 헬스케어, 홈케어 분야에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1분기 전세계 VC들의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투자 금액은 총 250억달러(약 29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고 이 연구원은 전했다.

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 기업들도 기업공개(IPO)가 호황을 맞으며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대비 주가 수준)이 상승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전세계 신약 개발사들이 IPO를 통해 공모한 금액은 총 90억달러(10조5000억원)로, 지난해 연간 공모금의 70%를 넘었다.

국내 헬스케어 기업들의 수출 실적도 호조를 띠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기업들의 임플란트 수출액은 4636만달러(약 540억원)로 전년 동월 대비 90%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 달 진단키트 수출액은 7735만달러(902억원)로, 전년 동월 대비 14.5% 증가했다. 치과영상 의료기기 수출액은 165.9% 증가한 2558만달러(298억원)였다.

나관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특히 임플란트의 경우, 중국 수출이 여전히 견조한 가운데 미국으로의 수출 실적도 회복되고 있다”며 “그 외에도 러시아, 터키,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으로의 수출량이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 연구원은 그 외에 미용 의료기기의 수출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고 전했다. 지난 달 미용 의료기기 수출액은 5955만달러(694억원)로, 전년 동월 대비 53%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