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접종 시작으로 이달 소비자심리지수가 두 달 연속 기준치인 100을 넘어서 '낙관'을 기록했다. 이달에는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인식이 4년여 만에 최대폭으로 오른 데 이어 현재와 미래의 물가에 대한 인식 또한 약 1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21년 4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중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2.2로 전월대비 1.7포인트(p) 상승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코로나 사태가 발발한 지난해 1월(104.8) 이후 지난달 처음으로 100을 넘어섰고, 두 달 연속 낙관적인 상황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2003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의 기준값을 100으로 두고 이보다 높으면 낙관적, 낮으면 비관적으로 해석된다.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잔디밭에 앉아 봄을 즐기고 있다.

한은은 수출호조와 더불어 백신접종이 시작되고, 고용지표 등이 개선되면서 소비심리가 낙관적으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이달 경기·가계재정에 대한 인식과 전망이 대부분 개선됐다. 한은은 이달 9~16일 전국 2500가구(응답 2360가구)를 대상으로 소비자동향조사를 진행했다.

현재경기판단(78)은 5p 급등했고, 향후경기전망(96)은 1p 올라 종전 최고치인 2018년 6월(96)과 동일한 수치를 기록했다. 현재생활형편(92),생활형편전망(96)은 각각 3p, 1p 상승했다. 다만 소비지출전망(106)은 1p 하락했다. 가계수입전망(97)은 1p 올랐다. 취업기회전망(86)은 백신접종으로 경제활동이 되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을 반영해 2p 상승했다.

전달 10p 급등했던 금리수준전망(112)은 2p 하락했다. 다만 기준금리 동결 등의 영향으로 금리 추가 하락에 대한 기대가 약화된데다 최근 미국발(發) 국채금리 상승으로 조기 긴축에 대한 경계감이 형성되면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물가와 관련한 심리지수는 전월에 보합세를 보였다. 이달 물가수준전망(145)로 2018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전월보다는 1p 내렸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뜻하는 물가인식과 향후 1년간 물가상승률에 대한 전망을 의미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 모두 2.1%로 전월과 같았다. 각각 2019년 8월,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물가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진 건 장바구니 물가와 유가가 오른 영향이 컸다. 소비자들은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으로 농축수산물(51.6%), 석유류제품(38.6%), 집세(34.3%) 등을 지목했다. 전월에 비해 농축수산물(-4%p), 석유류제품(-1.2%p)의 응답비중이 소폭 감소한 반면, 공업제품(+3.1%p), 개인서비스(+1.5%p), 집세(+0.4%p) 등의 비중은 증가했다.

반면 주택가격전망(122)은 2p 내려 네 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정부의 대도시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의 일환인 신규공공택지 추진 계획 발표와 선도사업 후보지 발표 등의 영향으로 상승 기대심리가 약화됐다고 한은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