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 계열사 실적 반등에…시총 10조원 앞둔 효성

효성그룹의 소재 계열사들이 ‘포스트 코로나’ 특수를 노리며 올해 1분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효성티앤씨(298020)·효성첨단소재(298050)·효성화학(298000)의 주력 상품을 찾는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면서 효성은 관련 설비 투자를 늘려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26일 증권가에 따르면 효성티앤씨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855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 대비 136.31% 오른 실적이다. 효성첨단소재는 118.25% 오른 622억원을, 효성화학은 284.68% 오른 47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하고 있다.

그래픽=정다운 디자이너

효성 계열사 중 매출 비중이 가장 큰 효성티앤씨의 경우 섬유 사업 부문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효성티앤씨가 자체 개발한 스판덱스 제품 ‘크레오라’는 세계 시장점유율 30%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일명 ‘이지웨어’(실내에서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옷)를 찾는 소비자가 늘었고, 홈웨어와 트레이닝복에 들어가는 스판덱스 수요도 자연스레 늘었다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효성첨단소재는 주력 상품인 타이어 보강재 ‘타이어 코드’ 덕을 보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자동차 시장이 회복하고 있어서다. 미국과 중국의 대대적인 인프라 사업이 촉발한 대형 트럭 수요 급증도 타이어 코드 수요를 키웠다. 여기에 최근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에 놀란 완성체 업체들이 앞다퉈 자동차 부품 재고 확충에 나서면서 타이어 품귀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영업이익률이 가장 크게 뛰어오른 효성화학은 주력제품인 폴리프로필렌(PP)에 주목했다. 폴리프로필렌은 플라스틱의 일종으로 마스크와 주사기 주원료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면서 폴리프로필렌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효성화학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국내 주사기용 PP 시장규모는 연간 1만t 안팎이다. 효성화학이 현재 약 65%의 국내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렇게 호황이었던 적이 없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의료용 주사기와 수액병에 쓰이는 의료용 PP 제품.

올해 실적 향상에 힘입어 설비 투자도 늘리고 있다. 중국, 인도, 브라질 등에 공장 5곳 운영 중인 효성티앤씨는 터키, 브라질, 중국에 추가 증설을 진행 중이다. 효성 관계자는 "수요 충족 및 경쟁사와의 초격차 확대를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효성첨단소재는 신소재인 아라미드 섬유와 탄소섬유를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특히 효성첨단소재는 오는 2028년까지 전주 탄소섬유 공장에 총 1조원을 투자해 연간 탄소섬유 생산량을 2만4000t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효성화학은 13억달러를 투입한 폴리프로필렌 공장을 올해 하반기부터 가동한다.

실적에 대한 기대 효과로 이들 기업의 주가도 연초 대비 2배 이상 치솟고 있다. 효성티앤씨의 경우 이날 종가(74만3000원) 기준 올해 들어 249% 올랐다. 효성첨단소재와 효성화학은 같은 기간 174%, 151%씩 올랐다. 연초 5조원대에 불과했던 효성그룹 상장사 시가총액은 이날 기준 9조4000억원으로 10조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