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는 자폐아의 사회화를 돕는 로봇이 있다. 바로 자폐증 행동개입 로봇인 라비(RABI Robot for Autism Behavioral Intervention)다.

라비 로봇.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비영리 단체와 학교가 추진하는 시책에 참여한 캐서린 소(Catherine So) 홍콩 중문대 교육심리학 부교수가 자폐아의 사회성 향상을 돕는 프로그램으로 역할극 로봇을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라비를 만들게 됐다.

라비는 자폐증이 있는 아이들을 역할극이나 언어적 상호작용에 참여시켜 이들의 사회화 능력을 발달시켜주는 로봇으로 그 대상은 3세부터 18세의 자폐증 환자다. 아이들이 갈등이나 괴롭힘 등의 문제에 대처하고 사회성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다.

홍콩 중문대는 2018년 정보통신 기술 및 통신 네트워크 서비스 회사인 NEC 홍콩과 함께 자폐아들의 사회화 능력 향상을 위한 로봇기반 행동개입 프로그램을 추진하기 시작하면서 라비를 도입했다. NEC 홍콩은 일본의 통신, 전자기기 종합회사인 NEC의 자회사다. 지금까지 1200명 이상의 자폐아동들이 라비를 이용한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 부교수는 "자폐증이 있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려는 동기가 낮고 주변 환경에 아주 민감하다"며 "그러한 불안을 줄여주기 위해 사회화 로봇을 사용하게 됐다"고 로봇을 이용한 프로그램을 만들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두 로봇이 상황극을 하는 가운데 아이들로 하여금 해당 상황에서의 적절한 행동을 고민해보게 하는 것이 라비를 이용한 자폐증 개선 수업의 전형적인 예다. 짜증을 내거나 소리를 지르는 등의 부적절한 행동과 적절한 행동 사이에서 판단을 내리도록 돕는 것이 목표다.

아이들은 로봇과 상호작용을 한 후 사람 교사와 함께 프로그램을 통해 배운 사회성을 시도해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 무스 웡(41)씨의 5살 된 딸은 7개월간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웡씨는 "딸이 어느 정도의 사회적 상호작용을 하기 시작했다"며 딸의 사회적, 의사소통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고 로이터에 참여 후기를 전했다.

마카오와 홍콩 공립학교 및 국가기관에 의해 자금을 지원받는 20개 이상의 비영리 단체가 이 프로그램을 채택하고 있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자폐증이 있는 아이들이 배제와 싸울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

소 부교수는 “라비가 자폐증이 있는 어린이의 사회적으로나 행동 측면에서나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결국엔 이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