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4개 단체 "카카오 조사 촉구" 공정위에 진정
카카오, T블루 콜 몰아주기 의혹 등 논란 무성

카카오모빌리티가 운영하는 가맹택시 카카오T블루.

공정거래위원회가 카카오의 택시기사 멤버십에 대해 불공정거래 소지가 있는지 들여다 본다. 택시 업계가 "택시 호출 시장을 독점한 카카오의 횡포"라며 공정위에 카카오 조사를 촉구한 데 따른 것이다.

22일 택시 업계에 따르면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 4개 단체는 전날 공정위에 카카오모빌리티를 조사해 달라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들 단체는 "카카오모빌리티가 협의 없이 기존 무료로 제공하던 호출서비스를 유료화하고 과도한 수수료를 부과했다"며 "이는 독점적 시장지위를 이용한 부당한 거래 행위다"라고 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달 16일 택시 기사 대상으로 월 9만9000원짜리 정액 상품 ‘프로 멤버십’을 출시했다. 이 멤버십에 가입하면 기사가 원하는 목적지 콜을 빠르게 확인해 연결해주는 ‘목적지 부스터’ 기능이 제공된다. 단골 승객이 택시를 찾으면 알려주는 ‘단골 손님 관리’ 기능도 있다. 단골이 가까이서 택시를 부르면 우선 배차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런 프로 멤버십에 대해 ‘콜 몰아주기’, ‘승차거부 조장’ 등이라며 비판했다. 카카오에 가입 한 택시기사와 그렇지 않은 기사 사이에서의 콜 차별을 낳을 수 있고, 택시기사가 선호하는 특정 지역 콜만 받으려는 하는 일을 조장한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택시 업계의 반발에도 프로 멤버십의 2만명 선착순 가입을 진행했고, 해당 멤버십은 출시 사흘 만에 조기 마감됐다. 이후 가입자 확대 차원의 추가 모집도 진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좋아서 가입하는 게 아니다"라며 "다들 카카오를 원망하면서도 다른 기사들보다 뒤처질까봐 조바심에 가입한 것이다"라고 했다.

택시 업계가 공정위에 카카오 조사를 촉구한 것은 지난해 9월과 올해 1월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 진정 때는 카카오가 운영하는 가맹택시 ‘카카오T블루’와 관련해 ‘콜 몰아주기’ 의혹 등을 제기했다. 승객이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택시를 부르면 가까이 있는 일반 택시보다 먼 곳에 있는 카카오T블루를 우선 배차한다는 게 진정 내용이었다.

앞서 경기도는 "카카오T블루 운행으로 일반 개인택시 콜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배차 몰아주기가 일부 확인됐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어 올해 초부터 공정위가 해당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택시 단체는 "공정위가 진행 중인 현장조사에 대해 강력하고 신속하게 나설 것과 불공정 배차의 실행 주체에 해당하는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조사 실시를 요청한다"고 했다.

유료 멤버십과 배차 몰아주기 의혹 등 카카오에 대한 문제들은 지난 13일 열린 국회 간담회에서도 다뤄졌다. 정치권에서도 이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플랫폼 사업자의 횡포라고 느낄 만큼 심각한 문제다"라며 "공정위를 포함한 정부 차원에서 제도적 개선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했다. 당시 간담회에 참여한 공정위 관계자도 "충분한 문제인식을 하고 있으며 해결책을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