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거래소 최초로 미국 기업 코인베이스가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전문가들은 코인베이스가 현재 매출 수준을 유지하면 주가가 시가총액 1000억달러(약 111조)를 달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거래소 경쟁 심화, 가상화폐 가격 급락 등은 이를 위협하는 요소로 꼽힌다.

14일(현지시각) 미국 나스닥 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코인베이스의 클래스A 보통주는 16일 종가 기준 342달러를 기록했다. 현재 시가총액은 672조9200만달러(75조305억원)다.

투자자들은 코인베이스는 시총 1000억달러를 달성할지 여부에 관심을 두고 있다. 코인베이스는 상장 직전 장외시장에서 343.58달러를 기록했다. 시총만 약 1157억달러(약 128조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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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코인베이스가 올해 1분기 매출 수준을 유지하면 시가총액이 다시 1000억달러를 달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코인베이스가 예상한 1분기 매출액은 18억달러(약 2조원)이다. 올해 4분기 동안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면 매출액은 72억달러(약 8조원)다. 만약 시총이 1000억달러라면 주가매출비율(PSR)은 13.9배 수준이다.

이는 다른 자산 거래소 PSR의 평균 수준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주식시장에 상장된 나스닥거래소, 국제선물거래소 등 8개 부문의 평균 PSR은 12.8배다.

김한룡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에 상장된 다른 자산 거래소와 비교하면 코인베이스가 시총 1000억달러를 달성하는 것은 부담스러지 않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수준을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 코인베이스의 시총도 보장되지 못한다. 현재 코인베이스 매출의 85%는 거래 수수료에서 나온다. 거래 수수료가 감소할 경우 매출이 유지되지 못하는 구조다.

코인베이스의 수수료율은 3.49%로 다른 거래소보다 높은 수준이다. 경쟁사 크라켄(Kraken)은 1.5%, 비트스탬프(Bitstamp)은 0.5%의 수수료를 책정하고 있다.

임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증권사가 거래 수수료 인하 경쟁에 나섰듯, 가상화폐 거래소 업계에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증권사가 수익을 다변화해왔듯 가상화폐 거래소도 자체적인 블록체인 기술 등으로 신산업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이민경 디자이너.

코인베이스는 매출 다변화를 위해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 서비스), 상인용 결제 시스템, 코인베이스 카드, 기관용 수탁 서비스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측이 불가능한 가상화폐 가격에 따라 매출이 영향받는다는 점도 문제다.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하면 거래량이 줄어들어 수수료 매출이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특히 코인베이스는 장외시장에서 거래되던 구주만 그대로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직상장을 택했다. 보통 신주를 발행하면 이를 매입하는 기관 참여자는 일정 기간 주식을 팔 수 없는 보호예수물량을 배정받는다. 코인베이스는 신주를 발행하지 않았으므로, 투자자들이 언제든 주식을 팔 수 있다.

김한룡 연구원은 "코인베이스는 보호예수물량이 없으므로 언제든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져 나올 수 있다"면서 "2018년처럼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하는 시기가 오면 코인베이스 가격도 급락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