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심기 통한 新산림화, 탄소배출 저감에 가장 효과적
비트코인, 초대형 데이터센터 등 탄소배출 증가에 책임
"MS, 테슬라 등 빅테크 수장들, 근본적인 방법 외면한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를 비롯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등이 기후재앙의 위험성을 언급하며 각자 탄소배출량 저감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들의 방법론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탄소배출량을 줄이는데 가장 근본적인 방법으로 알려진 산림화와 관련해 기업들이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4일(현지 시각) 미국의 경제방송 CNBC는 나무심기를 통한 산림화는 현재 알려진 가장 효율적이고 근본적인 탄소 포획 방법 중 하나로 알려져 있지만, 탄소 저감을 외치는 테크 억만장자들의 의제 목록에서 사실상 배제돼 있다고 지적했다. 나무를 심어 탄소 배출에 대응하는 방식이 비용이 너무 크고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진행되고 있는 벌목 현장 모습.

실제 빌 게이츠 MS 창업자는 산림화보다는 기후재앙을 피하기 위한 방법으로 산림화보다는 원자력 발전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게이츠는 지난 2월 호주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2050년까지 탄소배출을 0으로 줄이려면 원자력이 필요하다"며 "현 세대 원전은 화석연료 등 어떤 발전보다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CNBC는 IT업계의 대표적인 억만자인 세명이 이끄는 MS, 테슬라, 아마존이 기후재앙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탄소배출 저감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탄소배출을 줄이는데 소극적이며, 실제 각사의 사업이나 투자가 탄소배출 저감에 오히려 방해가 되고 있다는 양면성을 비판하기도 했다.

우선 테슬라가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한 비트코인의 경우 탄소감축의 중대한 걸림돌 중 하나로 꼽힌다. 앞서 칭화대, 영국 서리대, 미국 코넬대의 공동연구에 따르면 현재의 비트코인 채굴 상황을 그대로 방치하면 채굴 과정에 사용되는 에너지 소비가 오는 2024년에 297테라와트시(TWh)에 이르고, 1억300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것으로 추정된다.

아마존의 경우 전 세계적인 유통망 구축 과정에서 비행기, 자동차 배송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에 책임이 있으며 특히 제품을 포장할 때 사용되는 재생 불가능한 판지, 플라스틱 사용 등으로 비판의 대상에 오르기도 했다. MS와 아마존웹서비스(AWS)의 경우 전 세계 각지에 위치한 초대형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막대한 전력이 탄소배출의 주범 중 하나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IT 기술을 통해 산림화를 추구하고 있는 독일 기업 에코시아의 크리스티안 크롤 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MS, 아마존, 테슬라 등 IT 기업들은 탄소배출 저감과 관련해 지나치게 '신기술'에만 집착하면서 가장 근본적인 방법 중 하나인 산림화를 중요한 의제에서 배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검색 엔진 기업인 에코시아는 수익의 80%를 해당 지역의 비영리 자연보호 단체에 기부하는 방법으로 나무 심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나무 한 그루를 심는 데 드는 돈은 한화로 약 280원, 건당 검색 수익은 약 6원으로 45번의 검색으로 한 그루의 나무가 심어진다. 이를 통해 유럽, 중남미, 아프리카 등 지금까지 전 세계에 심어진 나무는 약 1억2000만그루에 달한다.

전문가들도 산림화 프로젝트가 향후 탄소배출 저감에 가장 근본적인 방법 중 하나라고 강조하고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산림이 1년간 흡수하는 탄소량은 4560만톤이지만, 산림의 노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오는 2050년경에는 흡수량이 1400만톤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운 나무심기로 산림화를 진행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때문이다.

한편 각국 정부도 나무 심기를 법안으로 발의해 탄소중립성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미국은 1조 그루의 나무 심기 법안이 발의돼 있고, 캐나다도 앞으로 10년간 20억 그루 나무 심기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한국 정부도 향후 30년간 국내에서 29억 그루, 북한을 비롯한 해외에서 3억 그루 등 30억 그루를 심을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