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암호화폐(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상장으로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브라이언 암스트롱의 재산이 약 19조원으로 불어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

상장 첫날인 이날 코인베이스의 주가는 준거가격 대비 31.3% 폭등한 328.28달러로 마감됐다. 이로써 코인베이스의 기업가치 즉 시총은 858억 달러에 달했다.

현재 암스트롱은 코인베이스의 지분 약 20%를 소유하고 있다. 따라서 그의 보유 재산은 170억 달러(약 19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38세에 불과한 암스트롱이 포브스 억만장자 리스트 기준으로 세계 100위권 거부 반열에 올랐다는 이야기가 된다.

암스트롱은 평소 나서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알려진 것도 많지 않다. 2010년 암호화폐를 처음 접한 그는 2012년 코인베이스를 설립했다.

2012년 설립된 코인베이스는 전 세계 100개 이상 국가에 4300만명이 넘는 이용자를 두고 있다. 지난해 매출 13억달러(약 1조4700억원)에 처음으로 3억2200만달러(약 3643억4300만원) 수익을 냈다.

코인베이스는 최근 암호화폐 호황에 힘입어 올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1분기 순익이 최대 8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기간 매출도 18억 달러에 달해 지난해 전체 매출을 이미 추월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열풍이 불기 이전인 2019년만 해도 코인베이스는 3억1000만달러(약 3507억6500만원) 적자였다.

코인베이스의 나스닥 상장은 가상자산의 첫 제도권 진입이라는 점에서 갖는 의미가 크다. 특히 그동안 암호화폐 투자를 꺼렸던 이들에게 간접투자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는데, 암호화폐가 아닌 암호화폐 거래소에 투자하면 가격 변동성에 따른 손실은 줄이면서 급등세의 장점은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암호화폐 거래소에 투자하면 수많은 암호화폐 중 어떤 것을 고를지 고민할 필요도 없어진다. 거래소는 암호화폐 거래에 따른 수수료로 수익을 내는 구조여서 거래량만 많으면 되기 때문이다. 실제 비트코인 가격이 폭등했던 올 1분기 코인베이스는 18억달러(약 2조190억6000만원) 매출과 7억3000만~8억달러(약 8188억4100만원~8973억6000만원) 수준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한해 동안의 매출(13억달러)과 순이익(3억2200만달러)을 뛰어넘은 것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코인베이스의 시가총액이 상장 후 천문학적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0일 코인베이스의 상장 후 시가총액이 915억달러(약 102조6355억50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고, 미국 금융평가사 DA데이비슨은 최근 리포트에서 코인베이스의 주식 1주당 목표주가를 195달러(약 21만8700원)에서 440달러(약 49만3500원)로 상향조정했다.

코인베이스가 성공적으로 상장할 경우 같은 절차를 밟으려는 후발주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까지 코인베이스를 제외하고 상장 계획을 밝힌 암호화폐 거래소는 미국의 크라켄과 이스라엘의 이토로가 전부다. 크라켄은 오는 2022년 나스닥 상장을 목표하고 있고, 이토로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와의 합병을 통해 뉴욕 증시에 우회상장한다는 구상이다. 국내에서는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도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향후 비트코인 시세에 지수가 연동하는 비트코인 ETF(상장지수펀드)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카코옵션거래소(Cboe) 등 이미 비트코인 ETF를 허가해달라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요청한 곳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