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 시각) 뉴욕증시는 기업들의 실적 호조에도 고점 부담에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한 트레이더가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3.62포인트(0.16%) 오른 3만3730.89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16.93포인트(0.41%) 하락한 4124.6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38.26포인트(0.99%) 떨어진 13,857.84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주요 은행들의 기업실적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발언, 코인베이스의 나스닥 상장 등을 주시했다. 주요 은행들은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며 어닝 시즌을 시작했다.

개장 전 나온 JP모건과 골드만삭스 등 은행권의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면서 주가는 상승세를 보였으나 기술주들의 차익 시현 매물에 나스닥과 S&P500지수는 하락세로 전환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는 1분기 143억달러(약 16조원)의 순이익을 냈다. 주당 순이익은 4.50달러였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시작된 지난해 1분기 순이익 28억7000만달러에서 5배 급증한 것이다. 올해 1분기 매출은 322억7000만달러(약 36조원)로 전년 동기보다 14% 증가했다. 매출 역시 시장 전망치인 305억달러를 웃돌았다.

골드만삭스는 분기 순이익이 68억4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5배 급증했다. 매출은 177억달러로 지난해 대비 2배가 올랐다. 주당 순이익은 18.60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인 10.22달러를 대폭 웃도는 수준이다.

웰스파고도 분기 순이익이 47억4000만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7배 이상 증가했고 주당 순이익은 1.05달러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0.71달러를 웃돌았다.

이날 파월 의장이 재차 등판했으나 발언은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워싱턴 이코노믹 클럽 토론에서 경제가 성장 변곡점에 있다고 낙관하면서도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금리 인상을 고려하기 "훨씬 전에" 채권 매입 속도를 늦추기 시작하고, 완전 고용을 달성하고, 인플레이션이 2%를 웃돌 때까지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이날 경기 회복 과정에서 지표에 과잉반응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연준은 너무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다룰 방법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이날 발표한 경기 평가 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 2월 말부터 4월 초까지 경제 활동이 "완만한 속도로 가속화됐다"고 평가했다.

고용은 대다수 지역에서 '완만하고, 보통 수준'으로 보고했으며, 물가는 지난번보다 "약간 가속화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하락세는 기술주가 주도했다. 넷플릭스와 페이스북이 2% 이상 하락했고, 테슬라도 4% 가까이 떨어졌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도 1% 이상 떨어졌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미국의 기업실적에 낙관했다.

야누스 핸더슨 인베스터스의 폴 오코너 멀티에셋팀의 대표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앞으로 몇 주간 눈길을 사로잡는 실적 지표와 매우 강력한 경제 지표가 나올 것"이라며 "이는 시장의 움직임을 정당화할 만큼 펀더멘털(경제의 기초체력)이 강한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