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삼성’으로도 불리는 베트남 최대 민간 기업 빈그룹(Vingroup)이 자동차 자회사 빈패스트(Vinfast)를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3일 보도했다.

빈패스트의 럭스 SA 2.0 차량.

이번 상장 방안이 성사되면 베트남 기업의 IPO 가운데 최대 규모이자 베트남 기업 최초의 미국 증시 상장이 된다.

블룸버그는 이날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 빈패스트가 미국 증시를 통한 기업공개(IPO) 방안을 자문업체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장 시기는 이르면 오는 2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곁들였다.

빈그룹 주가는 이날 5.3% 오르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올해 들어 27% 상승했다. 빈그룹 시가총액은 약 200억 달러(약 22조5000억원)다.

블룸버그는 빈패스트가 상장 후 최소 500억 달러(약 56조3000억원)의 기업가치를 기대하고 있으며 20억 달러에서 최대 30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빈그룹은 하노이에 본사를 둔 재벌 기업이다. 아파트와 리조트·쇼핑센터 등 부동산 개발로 시작해 ‘빈마트’로 유통업도 장악했다. 현재 베트남 전역에 1000개가 넘는 수퍼마켓과 편의점, 30개가 넘는 쇼핑몰을 운영 중이다.

빈그룹의 모체는 창업자 팜 니얏트 보홍(Pham Nhat Vuong) 회장이 1993년 우크라이나에서 창업한 ‘테크노컴’이라는 식품 회사다. 베트남식 라면을 판매해 큰돈을 번 그는 2009년 테크노컴을 네슬레에 1억5000만 달러에 매각하고 베트남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었다. 베트남 최대 부호인 브엉 회장의 ‘포브스’ 추정 재산은 97억 달러(약 10조9200억원)다.

빈그룹의 자동차 사업부인 빈패스트는 호주와 독일, 미국에 R&D 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공장은 하이퐁에 두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에서 3만1500대에 달하는 판매고를 달성했고, 올해 전기자율주행차 출시를 앞두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부인 빈스마트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베트남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33%), 중국의 오포(15%)와 샤오미(12%)에 이어 9%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