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합당해 대선 후보 되겠다는 욕심 딱 보여"
"국민의힘, 바깥 기웃거리지 말고 자생력 가져야"
"누구를 대통령 만들어봐야 의미 없어…다 실패한 사람"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해 "그 정도 수준 정치인밖에 안 된다고 확신했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안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합쳐질 수 없다"고 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김 전 위원장은 이날 보도된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안 대표가 지난 8일 자정을 약간 넘긴 시각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을 축하하면서 ''야권의 승리'라고 했다"면서 "어떻게 건방지게 그런 말을 하느냐, 자기가 이번 승리를 가져왔다는 것인가"라고 했다. 이어 "야권의 승리라고? 국민의힘이 승리한 것이다"라며 "유권자들은 국민의힘 오세훈을 찍었다. 안철수는 국민의힘 승리를 축하해야 했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안철수는 지금 국민의힘과 합당해서 대선 후보가 되겠다는 욕심이 딱 보이는 것 아니냐"며 "서울시장에 출마하면서 대선은 포기한다고 하지 않았나, 그런 사람이 대통령 되면 나라가 또 엉망이 된다"고 했다. 그는 오 시장과 안 대표의 단일화에 대해서도 "(안 대표가) 끄집어내서 억지로 한 것"이라며 "처음부터 3자(오세훈·안철수·박영선) 대결로 해도 우리가 이긴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금 야권이라는 것은 없다"며 "몇몇 사람이 자기네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야권을 부르짖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실체가 없는데 무슨 놈의 야권"이라며 "국민의힘은 바깥을 기웃거리지 말고 내부를 단속해서 자생력을 갖는 정당이 돼야 한다"고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9일 라디오에 나와 '국민의당과 합당', '야권 대통합'을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내가 비대위원장으로 가기 전에 당에서 '자강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냐"며 "이번에 승리했으면 그걸 바탕으로 스스로 노력할 생각을 해야지, 지금부터 무슨 대통합 타령인가, 지난해 총선 때 '보수 대통합'만 하면 승리한다더니 결과가 뭐였나"라고 했다.

그는 안 대표와 윤 전 총장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무 관계도 없는데 안철수가 마음대로 남의 이름을 가져다가 이야기 한 것"이라면서도 "윤석열에 대해서는 판단을 해봐야 한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그 사람(윤 전 총장)을 한 번도 본 적 없고, 연락한 적도 없다"며 "대통령이 무슨 자질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해줄 수는 있어도 달리 도와줄 방법은 없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 내부에 인물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오세훈은 처음부터 대단해서 당선됐냐"며 "그 사람 만드는 과정이 쉽지도 않았다. 온통 오세훈에 압력을 가해 후보를 그만둬야 한다는 식으로 해서 그 사람이 흔들흔들했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4·7 재보궐선거에서 21개 지역구 가운데 15개 지역구에서 승리를 이끌며 지난 8일 직을 내려놨다. 하지만 당 내부에서는 대선주자를 만드는 데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대선에서 누구를 대통령으로 만들어봐야 별로 의미가 없더라"라며 "다 실패한 사람들이 되지 않았나. 또 그런 짓은 안 하려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서 김 전 위원장을 상임고문으로 추대하는 것에 대해서도 "그런 거 안 한다"며 "조언이라는 게 가능할 때 하는 거지 아무 때나 하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