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아해운(003280)이 장금상선 품에 안기면서 2019년부터 이어지던 매각 문제가 2년만에 마무리됐다. 남은 과제는 상장유지다. 상장폐지 개선 기간이 오는 12일 만료되면서 늦어도 다음달 중순 상장유지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1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흥아해운은 전날 장금상선과 매각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2019년 12월 해양수산부의 해운재건 5개년 계획에 따라 컨테이너 사업을 분할해 지분 90%를 장금상선에 넘긴데 이어 남아있던 건화물선(벌크선) 사업부문도 장금상선이 인수하게 됐다.

흥아해운 홈페이지 캡처

매각은 마무리됐으나 흥아해운은 곧바로 상장사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한다. 흥아해운은 2년 연속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위기에 놓여있다. 흥아해운의 개선 기간은 오는 12일 마무리된다. 상장폐지 실질심사제도에 따르면 개선기간을 부여받은 기업은 개선기간 종료 후 7영업일 이내에 개선계획 이행내역서와 재감사 계약서 등을 제출해야 한다. 오는 21일이 시한이다.

흥아해운의 개선계획 이행 내역서에는 감사의견 거절의 원인이었던 ‘계속기업가정 불확실성 및 완전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안이 담길 예정이다.

흥아해운은 우선 오는 12일 이사회를 열고 감자와 유상증자부터 결정한다. 흥아해운의 계획대로 감자를 진행하면 전체 주식수가 줄면서 자본금도 감소하지만 감자차익금이 이익잉여금으로 편입, 결손금 규모를 500억원 안팎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흥아해운은 다음달 24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감자·유상증자안을 승인 받을 예정이다.

또 장금상선이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흥아해운 신주 2억40만주(1020억원)을 인수하면, 흥아해운의 자본총계는 900억원까지 늘어난다. 자본잠식률이 120%에서 20%대까지 낮아진다. 관리종목 지정 요건인 자본잠식률 50%를 밑돌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산업은행과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등 채권단에게 빌린 차입금을 출자전환하고 조기 변제하면 결손금을 더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흥아해운은 오는 21일까지 이런 내용의 개선계획 이행내역서를 상장공시심의위원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심의위는 서류 제출일로부터 15영업일 이내에 회의를 열어야하기 때문에 늦어도 다음달 13일 이전에 결론이 나올 전망이다. 심의위가 흥아해운에게 추가로 개선 기간을 부여할지, 상장폐지를 결정할지가 핵심이다.

흥아해운이 시간을 벌면 수정된 재무제표를 토대로 감사를 받아 ‘적정’ 의견을 얻을 가능성이 커진다. 상장폐지 위기에서도 벗어나게 된다. 흥아해운 관계자는 "믿고 기다려준 주주들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