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환경오염 우려를 이유로 희토류 생산지인 장시성 간저우시에서 희토류 생산을 일부 중단했다고 중국 관영 영문매체 글로벌타임스가 9일 보도했다.

중국의 희토류 채굴 현장.

희토류는 17가지의 희소한 광물질을 지칭하는 용어다. 첨단 가전제품부터 군사용 장비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 사용돼 ‘산업용 금’으로도 불린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생산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희토류 수입의 약 80%를 중국에 의존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의 이번 결정에 대해 ‘사실상 희토류 무기화를 선언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앙정부에서 파견한 생태환경보호 조사단의 희토류 채굴 현장조사를 앞두고 최대 생산지인 장시성 간저우시에 위치한 채굴기업의 40∼50%가 생산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조사단은 다음달 7일까지 간저우시에 머물며 환경오염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이와 함께 올 초 전세계 희토류 수요가 급증하면서 희토류 생산이 24시간 연중무휴로 이뤄졌다면서 이로 인해 심각한 환경오염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올 1월부터 2월까지 중국의 희토류 수출은 전년대비 28.8% 급증한 7068톤을 기록했다. 세계 경기가 급속히 회복하며 수요가 살아난 것. 이에 따라 일부 업체는 춘제(설) 연휴 때도 공장을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희토류 생산량 감소는 전세계 희토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희토류 전문가인 우천후이는 글로벌타임스 인터뷰에서 "생산 중단이 한 달 이상 길어질 경우, 세계 공급망에 상당한 타격을 가할 것"으로 우려했다.

생산 중단의 표면적 이유는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지만, 일각에선 미국 등 서방 진영에 대한 반격 카드로 희토류를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미국과 유럽은 중국 신장 위구르 지역의 강제노동 등 인권유린 문제를 제기하며 각종 대중 제재를 부과하고 있다. 중국은 이에 맞서 희토류를 무기화할 수도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중국은 이전에도 희토류를 무기화한 적이 있다. 지난 2010년 일본과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 때 중국은 희토류의 일본 수출을 금지했다. 이로 인해 희토류 일본 수입 가격이 9배로 폭등, 일본 기업들이 큰 타격을 받았었다.

한편 미국은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대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8년 호주·캐나다의 희토류 생산업체와 장기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대체 공급처를 찾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취임 직후 반도체, 희토류 등 핵심 품목의 공급망을 확보하는 긴급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