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백신접종·높은 가계 저축률·대규모 경기부양책
3요소가 美경제 '골디락스 순간'으로 이끌 것
'마셜 플랜' 언급하며 정부 개입 중요성 강조
바이든 2500조원 규모 인프라투자 계획은 '긍정적'

미국 최대 투자은행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CEO가 미국 경제가 2023년까지 호황을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이 경제가 높은 성장을 이루더라도 물가상승이 없는 이상적인 상황을 지칭하는 ‘골디락스’ 상황을 맞을 것이라고도 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

7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다이먼 CEO는 주주들에게 띄우는 연례 서한에서 "강력한 가계 저축과 빨라지는 백신 접종률, 바이든 행정부의 2조3000억달러(약 2500조원)규모의 인프라투자 계획이 미국 경제를 ‘골디락스’ 순간으로 이끌고 있다"고 밝혔다.

빠르게 백신이 접종돼 봉쇄조치가 해제되면 소비가 회복돼 2023년까지 미국 경기가 호황을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미국의 백신 접종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7일 기준 미국의 백신 접종률은 32.2%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속도전으로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7월 4일까지 모든 미국인이 가족, 친구와 만날 수 있게 하겠다며 기한을 제시하기도 했다.

높은 가계 저축률도 코로나19 종식 이후 미국 경제를 반등시킬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블룸버그 추산 미국 가계의 추가 저축은 1조 5000억달러 수준이다. 다이먼 CEO는 미국 소비자들이 작년 정부가 1인당 600달러(약 67만4000원)씩 지급한 재난지원금을 이용해 부채를 줄이고 저축을 늘렸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같은 저축이 "봉쇄조치가 풀리면 어마어마한 소비로 분출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여기에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는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더해지며 미국을 골디락스 경제로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바이든 행정부는 3조달러(약 3386조원) 규모의 인프라 건설 및 기후변화 대처 등을 위한 경기부양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 통과된 1조9000억원달러의 경기부양책에 이어 내놓은 대규모 부양책이라 최근 미국 경제 반등세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이먼 CEO의 이번 예측은 1년 전과는 정반대다. 다이먼 CEO는 코로나19가 막 확산하던 1년 전만 해도 미국 국내총생산(GDP)가 최대 35% 감소할 수 있다며 경기침체를 대비하라고 경고했다. 실제 작년 미국 2분기 경제성장률은 -31.4% 수준으로 추락했다. 다이먼 CEO는 작년 미 정부의 신속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최악의 결과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다이먼 CEO는 이번에도 정부 개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서한에서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서유럽 재건을 도왔던 미국의 마셜 플랜을 거론하며, 이같은 대규모 지출이 장기적인 경제 성장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이먼 CEO는 바이든 대통령의 2조 3000억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계획에 대해 "더 많은 경제적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대규모 경기부양책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가능성은 경기 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줄 요인으로 꼽았다. 2500조원 규모의 인프라투자 등 대규모 재정정책과 함께 저금리가 지속돼 물가가 과도하게 상승하면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등 확장정책을 빠르게 종료할 수도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최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1.756%를 기록할 정도로 빠르게 상승하자 이같은 우려로 신흥국 장세가 요동친 바 있다.

한편, 다이먼 CEO는 서한에서 JP모건이 코로나19 사태 종료 후엔 재택근무를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사태가 끝나면 아주 작은 그룹 차원에서만 하이브리드 근무 모델을 채택하겠다"며 "재택근무가 인재들 사이의 교류, 접촉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한에 따르면 JP모건은 근무 정상화를 위해 뉴욕에만 최대 1만4000여명이 근무가능한 사무실을 구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