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OLED TV 대신할 제품으로 육성
번인 없고 내구성 강해, 더 자연스러운 색 표현
110인치 1억7000만원, 99·88·76인치 출시 계획
"가격 경쟁력 확보가 보급화 성공 여부 결정할 것"

삼성전자가 지난달 출시한 110인치 마이크로 LED TV 모습.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TV의 올해 출하량이 1000대를 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마이크로 LED TV는 ‘현존하는 최고의 디스플레이 기술이 집약된 제품’으로 평가되지만, 1대당 1억원이 넘는 초고가로 보급화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8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마이크로 LED TV 출하량은 수백대에 그칠 전망이다. 옴디아는 TV 출하량을 1000대 단위로 집계하는데, 마이크로 LED TV의 출하량 전망치를 ‘0’으로 집계했다.

마이크로 LED TV는 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단위의 초소형 LED를 기판 위에 이어 붙여 만드는 TV다. 기존 액정표시장치(LC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와 달리 개별 소자가 빛과 색을 함께 낸다. LED 광원에 다양한 컬러필터를 얹은 LCD TV, 스스로 빛을 내는 자발광 소자를 사용하지만 컬러필터가 필요한 OLED TV보다 더 밝고 자연스러운 색을 구현할 수 있다.

OLED TV의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히는 화면을 꺼도 잔상이 남는 번인(Burn-in·잔상)도 마이크로 LED TV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무기물 소재인 LED 칩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내구성이 강화돼 칩의 수명은 11년이 넘는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LCD TV와 비교해 비싼 가격, 해결되지 않은 번인 때문에 OLED TV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는데, 마이크로 LED TV가 LCD TV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삼성전자는 2018년 상업용 마이크로 LED TV ‘더 월’을 출시한 데 이어 지난해 말 가정용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기존 LED 칩 크기를 100분의 1수준으로 줄인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구조.

반면 경쟁사인 LG전자는 마이크로 LED TV에 소극적이다. LG전자는 지난해 마이크로 LED 패널을 적용한 사이니지(상업용 디스플레이)는 출시했지만 TV 출시는 계획하지 않고 있다. 일반인이 접근할 수 없는 비싼 가격 때문에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 삼성전자가 지난달 출시한 110인치 마이크로 LED TV는 1억7000만원으로 일반 TV 가격의 30~50배가 넘는다. 삼성전자는 올해 99인치와 88인치 마이크로 LED TV를 출시할 계획인데, 생산 단가가 높아 가격을 아무리 낮춰도 5000만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2021년형 85인치 네오 QLED TV 최고 모델이 1930만원인 걸 고려할 때 여전히 높은 가격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르면 올해 말 76인치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마이크로 LED TV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76인치 마이크로 LED TV의 가격이 3000만원대 아래로 내려와야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마이크로 LED TV의 보급화 성공 여부는 결국 가격 경쟁력에 달렸다"고 했다.

한편, 옴디아는 마이크로 LED TV 출하량이 올해 1000대 미만에 머물다가 2022년 1만6000대, 2023년 13만4000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 세계 TV 출하량 2억7400만대(전망치)의 0.06%, 0.5%에 해당하는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