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10년만에 서울시장 탈환
기초단위 선거도 '14대4대' 압도
분노한 민심, 50%대 투표율로 드러나

4·7 재보궐선거 개표가 8일 새벽 마감됐다.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선거 개표 결과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박형준 후보가 각각 57.50%, 62.67%의 지지율로 압승을 거뒀다.

7일 치러진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오른쪽)가 각각 꽃다발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 후보는 279만8788표를 얻어 190만7336표에 그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39.18%)를 제치고 시장에 당선됐다. 두 후보간 표차는 89만1452표이고, 득표율 격차는 18.32%포인트다.

이어 국가혁명당 허경영 후보 1.07%, 여성의당 김진아 후보 0.68%, 기본소득당 신지혜 후보 0.48%, 무소속 신지예 후보 0.37%, 진보당 송명숙 후보 0.25%, 민생당 이수봉 후보 0.23%, 미래당 오태양 후보 0.13% 등의 순이다.

서울 25개 자치구 모두 오세훈 후보가 승리했다. 특히 강남구에서는 73.54%로 박 후보(24.32%)의 3배 득표율을 기록했다.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서초구를 제외한 24개 자치구에서 이긴 것과는 정반대의 표심이 드러났다. 3년 사이 서울의 정치 지형이 완전히 뒤집힌 셈이다.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는 박 후보가 96만1576표를 얻어 52만8135표에 그친 민주당 김영춘 후보(34.42%)를 누르고 시장에 당선됐다. 두 후보간 표차는 43만3441표이며 득표율 격차는 28.25%포인트다.

이어 자유민주당 정규재 후보 1.06%, 진보당 노정현 후보 0.85%, 미래당 손상우 후보 0.51%, 민생당 배준현 후보 0.47% 등의 순이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8일 자정께 서울 여의도 당사 개표상황실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당선이 확실해지자 오 후보의 사진에 당선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개표 초반부터 국민의힘이 두 자릿수 차이로 앞서가면서 전체 개표 집계는 이날 오전 3시가 조금 넘어 끝났다. 중앙선관위는 이날 오전 11시쯤 이번 재보궐선거의 당선인 결정 절차를 완료할 예정이다. 오세훈 후보와 박형준 후보는 이날부터 시장 임기를 시작한다.

4·7 재보선은 내년 3월 9일 대선을 앞두고 '전초전'으로 주목을 받았다. 국민의힘은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자리를 동시에 탈환했다. 지난 5년간 여권은 전국 단위 선거에서 4연승을 거뒀으나, 정권 재창출에 노란불이 켜졌다.

투표율도 높았다. 공휴일이 아니었지만 서울 58.2%, 부산 52.7%를 기록했다. 광역단체장 재보선 투표율이 50%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보수성향이 강한 서초·강남·송파 '강남 3구'의 투표율은 60%를 웃돌았다.

4·7 재보궐 선거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당선이 확실해진 8일 자정쯤 서울 여의도 당사 국민의힘 개표상황실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손을 맞잡고 있다.

재보선이 치러진 나머지 선거에서도 야권이 압승했다. 개표가 완료된 울산 남구청장(서동욱), 경남 의령군수(오태완) 보궐선거에서는 국민의힘 후보가 승리했다. 광역·기초의원 재보선에서도 국민의힘 후보가 12곳에서 당선됐다. 나머지 호남 4곳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경남 의령군의원 선거에선 무소속 후보가 각각 당선됐다.

민주당은 2011년 이후 10년 만에 다시 보수 정당에 서울시장 자리를 내주고, 2018년 처음 깃발을 꽂은 부산시장 자리도 3년 만에 빼앗기게 됐다. 민주당에선 지도부 총사퇴론도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총선 참패 후 1년 만에 정치 지형을 반전시키며 정권교체 기대감을 갖게 됐다. 기나긴 탄핵 사태의 수렁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