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정의용·왕이, 대만 코앞 샤먼서 외교장관회담
中 "한국과 5G, 빅데이터, AI, 반도체 협력 강화"
韓, 구체적 분야 언급 없이 "한중 경제협력"이라고만
美 "우세한 위치에서 中 도전 다룰 것…한국·동맹국 협력"

미국 국무부가 최근 열린 한중 외교장관회담과 관련해 중국의 요구를 중대한 도전으로 규정하고 한국과 함께 맞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중국은 외교장관 회담에서 한국과 5G 이동통신, 반도체 집적회로 분야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3일 중국 샤먼 하이웨호텔에서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시작하기 전에 인사하고 있다.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6일(현지 시각) 최근 열린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나온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제안에 대한 미국의소리(VOA)방송의 논평 요청에 "중국의 공격적이고 강압적인 행동과 결합한 군 현대화는 인도·태평양 지역과 전 세계에서 우리의 사활적 이익에 갈수록 긴급해지는 과제를 던져준다"고 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왕 부장은 지난 3일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에서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열었다. 중국 외교부는 회담 후 공개한 공식 발표문에서 "중국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을 조기에 타결하고 한국과 5G, 빅데이터, 녹색경제, 인공지능(AI), (반도체) 집적회로, 신에너지, 보건산업 등 분야의 협력을 중점적으로 강화해 질 높은 협력 파트너가 되기를 원한다"고 했다. 하지만 한국 외교부 발표에는 중국이 협력을 희망하는 구체적 분야를 언급하지 않고 "한중 경제협력 공동계획을 가능한 한 조속히 채택한다"고만 했다.

이와 관련,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미국이 중국의 첨단 신기술 기업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중에 나온 왕 부장의 첨단기술 협력 제안을 우려하느냐'는 질문에 "바이든 행정부는 우세한 위치에서 중국의 도전을 다룰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한국, 그리고 다른 동맹들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VOA는 "한국이 '쿼드(Quad)' 협의체 참여 등을 주저하며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국무부가 한국을 중국의 도전에 함께 맞설 중요한 파트너로 거듭 규정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