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국제사회에서 적극적인 디지털화폐 시험을 통해 달러 패권을 쥐고 있는 미국의 제재를 약화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디지털 위안화를 형상화한 이미지 컷.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 시각) 중국이 미국의 패권을 흔들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중앙은행이 주도하는 디지털 화폐(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발행하고 있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WSJ에 따르면 중국은 국제적인 사용을 염두에 두고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달러화가 지배해온 글로벌 금융시스템과 연계되지 않은 디지털화폐를 발행하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 CBDC 발행 시범사업에 착수했으며 최근 몇 달 동안 10만 명 이상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중앙은행이 발행하고 중국 내 스타벅스 등에서 실제 사용이 가능한 위안화 디지털화폐를 받았다. 여기에 더해 중국 공산당은 당원들이 디지털화폐를 이용해 월회비 등을 지불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WSJ는 중국의 CBDC가 가상화폐의 대표주자인 비트코인과 같은 익명성을 거부하고 중국 정부가 자국 경제와 국민들을 더 잘 통제할 수 있는 새로운 수단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CBDC가 은행 간 송금 등에서 미 달러화의 경쟁 상대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국제금융 시스템의 주변부에서 관심은 끌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경제력이 약한 나라들 사이에서 중국의 CBDC를 국제적인 송금 수단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고, 제한적인 사용만으로도 달러 패권을 무기로 한 미국의 국제적 제재를 무디게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