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빈코리아, 작년 183억원 적자 기록
스타벅스도 '2조원 클럽' 입성 실패…영업익 6% 감소
KG그룹 인수한 할리스, 대규모 투자했지만...영업익 76% 감소

그래픽=정다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커피업계 경쟁 과열로 미국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인 커피빈코리아가 창립 18년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냈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커피빈코리아는 전날 공시한 감사보고서에서 지난해 영업적자 183억4400만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1270억원이었다. 커피빈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03년 한국 진출 이후 처음이다.

커피빈은 1963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원두 판매업으로 창업한 브랜드다. 이 회사는 본사가 모든 지점을 관리하는 스타벅스와 달리 각 나라에 독점 사업권을 주는 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돼 왔다. 무역업자 박상배씨가 2000년 독점 사업권을 따내 한국에 커피빈코리아를 세웠다. 박씨는 이 회사 지분 64.2%(작년말 기준)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2003년 한국에서 본격적인 영업에 나선 커피빈은 ‘콩다방’으로 불리며 한때 스타벅스와 국내 커피 브랜드 '양대산맥'으로 꼽혔다. 커피빈은 전세계 22개국에 진출해 있는데, 전체 850개 매장 중 절반이 한국에 있을 정도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그러나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경쟁이 심화됐고, 커피빈이 투자에 미온적으로 대응하며 성장이 정체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커피빈 매장도 현재 275곳으로 줄었다.

커피빈 매장 전경.

국내 1위 커피업체인 스타벅스코리아도 지난해 국내 매출 2조원 달성에 실패했다. 1997년 한국에 첫 진출해 1999년 이대에 1호점을 낸 스타벅스는 현재 1520곳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약 120개 매장을 늘렸지만 오히려 수익성은 나빠졌다. 창립 이래 줄곧 최대 실적을 내오던 스타벅스는 지난해 매출 1조928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3% 느는데 그쳤다. 반면 영업이익은 1644억원으로 2019년 대비 6.1% 줄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코로나 여파로 매장 당 매출이 줄었지만 직원 급여 등 판관비용은 줄지 않아 영업이익이 다소 감소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KG그룹에 인수된 할리스는 이익이 절반 이상 감소했다. 작년 매출은 1406억원으로 2019년(1649억원) 대비 14.7% 줄었고, 영업이익은 36억6700만원으로 76% 줄었다.

아직 작년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커피 프랜차이즈 이디야와 SPC그룹이 운영하는 카페 파스쿠찌, 롯데GRS가 운영하는 엔제리너스커피, 사모펀드에 인수된 투썸플레이스 역시 작년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로 매장 내 취식이 금지되는 등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전반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면서 "커피시장이 포화되면서 고객 확보를 위한 판촉 활동이 치열해 지는 등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