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보조배터리 공유 시장 1위 자리를 놓고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중국 광둥성 선전의 보조배터리 대여 서비스 회사 제뎬(街電·Jiedian)과 써우뎬(搜電·Soudian)은 합병 계획을 발표하며 덩치 키우기에 나섰다. 시장 점유율 1위인 에너지몬스터(Energy Monster·怪獸充電 과이서우충뎬)는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며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에선 식당·쇼핑몰·편의점·호텔·지하철역 등 공공장소에 설치된 기기에서 돈을 내고 보조배터리를 빌려 쓰는 게 흔하다.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위챗페이나 알리페이로 큐알코드를 스캔해 요금을 내고 보조배터리를 빌리는 방식이다.

제뎬 보조배터리 대여 기기.

제뎬과 써우뎬은 두 회사가 합병해 새 법인을 만든다고 1일 밝혔다. 두 회사가 합쳐지면 사용자 수 3억6000만 명이 넘는 대형 회사가 탄생한다. 일일 보조배터리 대여 건수는 300만 건 이상으로 예상된다고 양사는 밝혔다. 현재 업계 1위인 에너지몬스터를 뛰어넘으려는 행보다.

합병 후에도 각 브랜드는 계속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양사는 "공급망 관리·고객 서비스·소프트웨어·하드웨어 자원을 공유할 것"이라며 "합병으로 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했다.

중국 최대 보조배터리 대여 서비스 회사인 에너지몬스터는 제뎬과 써우뎬이 합병을 발표한 1일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공유 배터리 회사 중 증시에 입성한 첫 사례다.

에너지몬스터는 나스닥 기업공개(IPO)에서 공모가 8.50달러에 1765만 주를 발행해 1억5000만 달러(약 1700억 원)를 조달했다. 공모가는 목표 범위(10.50~12.50달러)보다 낮게 정해졌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미국 증시에 상장된 외국 기업의 회계 기준을 강화하면서 중국 기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에너지몬스터는 IPO 조달 자금을 사업 확장과 인재 채용, 투자에 쓸 것이라고 밝혔다.

에너지몬스터 보조배터리 대여 기기.

에너지몬스터는 2017년 상하이에서 설립 후, 알리바바그룹·소프트뱅크벤처스·힐하우스캐피털·골드만삭스·순웨이캐피털(샤오미) 등의 투자를 유치하며 업계 1위(2019년 점유율 36.4%)로 도약했다.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중국 내 66만4000여 곳에 보조배터리 대여 기기를 배치했다. 사용자 수는 2억1940만 명에 달한다. 지난해 연매출은 28억 위안(약 4800억 원)으로, 1년 전 대비 38.9% 증가했다.

중국엔 500여 개의 보조배터리 대여 회사가 있는데, 큰 기업들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중국 음식 배달 플랫폼 메이퇀뎬핑도 지난해 4월 공유 배터리 시장에 진출했고 텐센트의 투자를 받은 샤오뎬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중국 시장조사 업체 아이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보조배터리 공유 시장 규모는 90억 위안(약 1조5400억 원)에 달했다. 2028년엔 시장 규모가 1063억 위안(약 18조2000억 원)으로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