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대통령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결코 취해서는 안 될 행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등 민주당 측 인사들이 7일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를 공개적으로 한 것과 관련해 "정치 행위"라며 비판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일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에 출연해 윤 전 총장 사전투표에 대해 "일정을 기자들에게 알린다는 것 자체는 정치적 행동을 시작하는 것으로 해석한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을 통해 알려진 윤 전 총장의 최근 발언 등과 관련해 "검찰 내부에서도 비판의 소리가 있다"고 했다.

박 후보 캠프의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은 CBS 라디오에서 "퇴임한 검찰총장이 사전투표를 하는지 어쩌는지가 국민적 관심사가 되는 일이 이상하다"고 했다.

우상호 의원은 BBS 라디오에 출연해 "이분(윤 전 총장)이 최근 몇몇 유명인사를 만나고 말씀하시고 언론 보도를 만들고 있지 않느냐"며 "명백한 정치 행위"라고 했다. 그는 "낮은 수준의 정치 행위이지만 정치 행위인 것은 틀림없다"고 했다.

이어 "이분이 검찰의 독립성을 위해서 정권 핵심층과 싸웠다고 주장했지만, 결과적으로 정치행위를 하려고 의도적으로 이런 식을 만든 거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게 되는 것"이라며 "부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용진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윤 전 총장을 향해 "어느 일반인이 사전투표를 한다고 미리 공지하고 가나, 사실상 정치행보를 보이는 듯하다"며 "이런 식으로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 무책임한 태도"라고 했다.

그는 "언론을 통한 국민 검증은 피하면서 언론을 자기 홍보의 수단으로만 쓰는 건 얄팍한 방식"이라며 "대통령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결코 취해서는 안 될 행태"라고 썼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전 11시 4분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함께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를 했다. 검은색 정장에 흰 셔츠를 입은 윤 전 총장은 지팡이를 짚은 아버지를 부축하며 투표장 안으로 들어갔다. 윤 전 총장은 '일반적으로 정치인들은 아내와 투표장을 찾는데 부친과 함께한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보시다시피 아버님께서 요즘 기력이 전 같지 않으셔서 모시고 왔다"고만 답했다.

윤 전 총장은 약 5분간 투표를 한 뒤 투표소를 나와 '검찰 내부에서 정치적 중립에 대한 비판 나온다', '사전투표를 대권 행보로 해석해도 괜찮나', '입당 등 본격적인 정치적 행보는 언제 보일 예정이냐' 등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준비된 차량에 올랐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9일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이번 재보궐선거에 대해 "상식과 정의를 되찾는 반격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