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뉴욕증시 상장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두나무 지분을 보유한 기업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2월 초 기준 두나무의 지분은 송치형 의장(26.8%), 김형년 부사장(14.3%), 케이큐브 1호 벤처투자조합(11.7%), 카카오청년창업펀드(2.7%), 카카오(035720)(8.1%), 우리기술투자(041190)(8.03%), 에이티넘고성장기업투자조합(7.0%), 한화투자증권(003530)(6.15%), 대성세컨더리투자조합(0.74%), 오픈워터인베스트먼트(미공개), 티에스 10호 세컨더리투자조합(미공개) 등이 보유하고 있다.

두나무의 공시적인 지분 구조는 지난해 4월 두나무의 2019년 감사보고서를 통해 공개된 것이 마지막이다. 올해 2월 초 기준 지분 구조가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픽=이민경.

케이큐브 1호 벤처투자조합과 카카오청년창업펀드는 카카오벤처스가, 에이티넘고성장기업투자조합은 에이티넘인베스트(021080)(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대성세컨더리투자조합은 대성창투(027830)(대성창업투자)가, 티에스 10호 세컨더리투자조합은 TS인베스트먼트(246690)가 조성했다.

2월 말 DSC인베스트먼트는 에이티넘고성장기업투자조합의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지분 0.3%와 카카오벤처스 지분 0.3%를 인수했다. 이외 알려지지 않은 거래까지 반영하면 4월 현재 두나무의 지분 구조는 2월 초 기준과는 조금씩 차이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30일 두나무는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기 위해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사와 미팅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에 두나무의 지분을 보유한 회사의 주가도 덩달아 올랐다. 뉴욕증시 상장으로 지분 회수가 가능하리란 기대감 덕분이다.

카카오의 주가는 상장 소식이 알려지기 전인 지난달 29일 종가(48만7500원)보다 1일 현재 2.35% 오른 49만9000원이다. 우리기술투자는 같은 기간 30.1%, 에이티넘인베스트는 52.6%, 한화투자증권은 46.2%, 대성창투는 26.3%, TS인베스트먼트는 7.7% 올랐다. 자회사 다날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케이큐브1호 벤처투자조합의 지분 4.33%를 보유한 다날(064260)의 주가도 11.4% 상승했다.

두나무가 뉴욕 상장을 바라본 계기는 가상화폐 열풍이 다시 불었던 덕분이다. 2017년 업비트가 개장한 해에 두나무의 매출액은 2114억원, 영업이익은 1348억원이었고, 가상화폐 열풍이 정점을 찍었던 2018년 매출액 4707억원, 영업이익 2875억원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2019년 정부 규제로 열풍이 사그라들면서 매출액은 1327억원, 538억원으로 움츠러들었지만, 전 세계적으로 가상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지난해 말부터 다시 거래대금이 많아졌다.

그래픽=이민경.

현재 미국에서도 1위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나스닥시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의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기업가치가 100조원에 이른다는 전망이 나온다.

3월 14일 기준 코인베이스의 거래대금은 약 4조3000억원으로 업비트의 올해 일평균 거래 대금의 절반 가량에 불과하다. 다만 업비트보다 수수료율이 높아 매출액 규모가 크다. 코인베이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4500억원, 영업이익은 464억원(첫 흑자전환)이었다. 2020년 두나무의 예상 매출액은 1668억원, 영업이익은 952억원이다.

중소형주를 주로 분석하는 리서치알음의 최정윤 연구원은 "코인베이스가 100조원 가치로 상장에 성공한다면 두나무의 기업가치도 재평가될 텐데, 코인베이스의 10분의 1 수준인 10조원을 예상한다"면서 "테슬라, 비자 등에서 실제 가상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이용한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실수요가 높아진 만큼 앞으로 두나무의 실적도 지속적으로 개선되리라 전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두나무의 기업가치는 DSC인베스트먼트가 지분을 인수할 당시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