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공급 부족으로 주택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미국 주택가격상승률은 1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주택가격상승률이 1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30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주요 대도시의 평균주택가격을 측정하는 스탠더드앤푸어스(S&P) 코어로직 케이스-쉴러 주택가격지수가 지난 1월 전년동월대비 11.2%상승해 2006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연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세부적으로는 상위 20개 대도시의 케이스-쉴러 주택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11.1% 상승했다. 특히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주택가격상승률은 15.8%로 20개월 연속 상승했다. 워싱턴주 시애틀이 14.3%로 뒤를 이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고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모니카 파라사이는 "집들이 시장에 나오는 대로 날개돋힌듯 팔려나간다"며 "집을 사고자 하는 구매자들은 많은데, 매물이 없다"고 현재 주택시장 상황을 설명했다.

이같은 주택난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지며 발생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제로금리를 유지하는 등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며 집 구매 수요는 급격히 상승했다. 연방정부의 대규모 부양책도 한몫했다.

이후 7월 사상 처음으로 모기지 금리가 3% 이하로 떨어지며 주택 수요에 불을 붙였다. 여기에 수백만명에 달하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2000년 사이 출생자)가 30대에 진입하며 주택을 구매하기 시작하며 주택난은 더욱 심화됐다.

코로나로 인해 늘어난 원격근무도 수요를 더했다. 직장이 대도시에 위치해 도심에서만 머물러야 했던 직장인들이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교외로 시선을 돌렸기 때문이다. 포브스 지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15만9000여명이 대도시 밖으로 이주했다.

반대로 코로나 유행동안 공급은 급격하게 줄였다. 주택담보대출 이자율이 떨어지면서 더 많은 주택 소유자가 돈을 더 빌릴 수 있었고, 때문에 살던 곳을 떠나 이사하는 비율이 줄었다. 공급 부족에 따라 주택공급업자가 더 빠르게 집을 짓고 있지만 목재 등 재료비 상승, 코로나로 인한 노동력 부족 등으로 빠른 시일 내 공급은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의 금융 서비스 기업인 퍼스트 아메리칸 파이낸셜의 분석가 오데타 쿠시는 "현재 시장은 슈퍼 셀러 시장"이라며 "수급 불균형은 빠른 시일 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주택가격이 빠른 속도로 오르면서 현재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이들이 큰 이익을 본 반면, 처음 주택을 구매하려는 이들이나 주택 소유자들에겐 진입장벽을 만들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