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1위·침대 2위, 4월 1일 나란히 가격 인상
'홈코노미' 확산에 한샘·시몬스 작년 최대 매출 기록
전문가 "실적 좋고나쁨 떠나 잇달아 가격 올리면 소비자 부담 키울 것"

지난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린 가구 업체 한샘과 시몬스가 오는 1일 일제히 제품 가격을 올린다.

한샘 플렉스Z 서재가구 세트.

31일 가구·유통 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가구 업체 한샘(009240)은 최근 전국 매장에 오는 1일부터 오르는 제품 가격에 대한 안내문을 보냈다. 인상 품목은 침대, 책상, 식탁, 옷장, 붙박이장 등이다. 인상 폭은 평균 5%다. 앞서 이달에는 부엌가구 가격도 5% 가량 올렸다. 한샘의 제품 가격 인상은 지난 2019년 2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침대 업계 2위인 시몬스도 1일 매트리스 가격을 올릴 예정이다. 일부 고가 매트리스와 대형 사이즈 위주로 인상하며, 인상 폭은 평균 8~15%다. 프레임 일부 제품도 10% 올린다. 시몬스의 가격 조정은 지난해 7월에 이어 약 10개월 만이다.

이들이 꼽은 가격 인상의 주요 이유는 원자재값 상승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국제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올랐다는 것이다. 한샘 관계자는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인상으로 인해 제품 일부 가격을 인상한다"고 말했다. 시몬스측도 "매트리스에 이용되는 포스코산 경강선과 이탈리아에서 수입하는 특수 포켓 부직포 가격이 크게 올랐고, 프레임 주요 자재인 러시아산(産) 목재 가격도 오름세를 잇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몬스 침대 ‘신세계 경기점’.

가구 업계는 지난해 때아닌 호황을 맞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 소매 판매액은 전년 대비 23.8% 증가한 10조1865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외출이 어려워지고 집에 있는 사람들이 늘면서 집꾸미기 등에 투자를 늘리는 ‘홈코노미(집을 뜻하는 ‘Home’과 경제의 ‘Economy’의 합성어)’ 수요가 확산한 영향이다.

한샘과 시몬스의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한샘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1.7% 늘어난 2조674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샘의 매출이 2조원을 넘은 것은 2017년 이후 3년만이다. 영업이익은 67% 늘어난 931억원을, 당기순이익은 57% 증가한 668억원으로 집계됐다.

시몬스도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보다 33% 증가한 2715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이는 업계 1위 에이스침대(003800)(2895억원)와는 약 180억원 차이로, 전년(약 700억원)보다 격차를 크게 줄였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7억원으로 전년보다 38%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110% 증가한 75억4800만원을 기록했다. 에이스와 시몬스는 가족회사다. 에이스는 형인 안성호 대표가 시몬스는 동생인 안정호 대표가 소유하고 있다.

김민정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아직 코로나19 사태 추이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실적의 좋고 나쁨을 떠나 잇달아 가격을 인상하고 있는데, 이는 결국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의 부담을 키울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