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LED TV, 4월 출시에서 뒤로 밀릴 수도
OLED 마케팅에 집중…TV 가격도 인하
QD 전환 더딘 삼성전자, 미니LED에 주력

LG전자의 미니LED TV ‘QNED’.

LG전자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인기에 미니발광다이오드(LED) TV 신제품인 QNED를 출시 일정을 다소 느긋하게 조정하기로 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이미 미니LED TV인 네오 QLED를 내놓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31일 전자업계 등에 따르면 LG전자는 4월로 잡았던 QNED의 출시 일정을 다소 뒤로 미루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유는 OLED TV의 인기 때문이다. LG전자는 대내외적으로 QNED는 삼성 네오 QLED를 견제할 제품으로 여기고, OLED TV는 그보다 급이 높다고 판단한다. OLED TV가 호조인 가운데, 굳이 QNED를 내놔 각종 마케팅 비용 등을 쓰느니 OLED TV에 더 집중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OLED TV의 가격도 조정했다. 2021년형 기준 65인치 B시리즈의 가격은 380만원, C시리즈 410만원, G시리즈 460만원이다. 각각 구형보다 19.1%, 18%, 17.8%쯤 가격을 내렸다. 더욱이 C시리즈와 B시리즈는 같은 4K 65인치인 삼성전자 네오 QNED(QNA85·QNA90) 65인치(374만~404만원)과 비교해 비슷하거나 저렴하기까지 하다.

가장 큰 시장 중 하나인 미국 홈페이지에도 LG전자는 QNED를 제품 소개만 해놓고, 구체적인 출시 시기나 가격 등 중요 정보는 알리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가 출시 두 달 전부터 가격과 함께 인도 일정을 소개했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OLED TV 판매량은 580만대가 예상된다. 지난해 365만대에서 60% 이상 성장한 수치다. 지난해 4분기(152만대) 처음으로 분기 100만대 판매를 넘긴 OLED TV는 올해 1분기에도 112만대 판매가 전망되고 있다. 2분기 연속 100만대 이상을 기록한 것이다. 판매량은 점진적으로 늘어 오는 4분기 판매량은 사상 첫 200만대를 넘긴 211만대로 예측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TV 전략을 ‘선(先) OLED·후(後) QNED’로 잡고 있다. QNED가 속한 제품 카테고리인 미니LED TV는 기존 액정표시장치(LCD) TV의 백라이트 유닛에 미니LED를 사용한 것뿐, OLED보다 진보한 기술이 아니라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미니LED TV인 네오 QLED.

이에 따라 제품 가격 전략도 QNED 8K는 OLED의 절반에, 4K는 OLED에 비해 약간 저렴하게 책정될 예정이다. 남호준 LG전자 HE연구소장 전무는 "미니LED TV(QNED)는 8K 기준으로 OLED TV 대비 절반 이하로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며 "4K로 만들 경우 OLED 가격 대비 약간 낮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대형 OLED 패널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올해 TV 신제품으로 LCD 패널 기술인 미니LED TV를 내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형 퀀텀닷(QD)-OLED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의 패널 양산 시점은 빨라야 올해 말쯤인데, 양산이 시작된다고 해도 삼성전자가 OLED TV를 내놓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삼성전자는 최근 대형 및 중소형 디스플레이 패널의 원가 절감을 위해 중국산 패널 장착을 늘리고 있는 추세여서다.

삼성전자의 네오 QLED의 가격이 동급의 LG OLED TV와 비교해 그렇게 저렴하지 않다는 점도 LG전자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구체적 모델 비교는 어렵지만 업계는 동급의 화질일 경우 네오 QLED가 20~30% 비싼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미니LED TV인 네오 QLED의 가격을 LG OLED TV보다 저렴하게 책정해 시장 확대를 견제할 것으로 여겨졌지만, 실제 출시 가격은 그렇지 않았다"며 "가격 민감도가 심한 TV 소비자 성향을 봤을 때, 기술력이 앞선 OLED가 오히려 저렴하다는 건 LG전자에 호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