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인도네시아·싱가포르 잇는 거대 광케이블 2년내 완공
美서 동남아, 유럽, 아프리카 연결하는 광케이블도 진행중
"구글·페이스북 등 빅테크 플랫폼 속도 대폭 향상 전망"

구글과 페이스북이 함께 인도네시아, 싱가포르와 북미를 연결하는 2개의 해저 광케이블을 놓을 계획이라고 29일(현지 시각) 밝혔다. 동남아 경제대국인 두 국가를 잇는 이 케이블은 2년 내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완공 이후 현지 광대역 인터넷 사업의 폭발적인 성장을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날 미국 경제방송 CNBC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에코'와 '비프로스트'로 명명된 2개의 태평양 횡단 해저 케이블을 건설할 계획이라면서 이를 통해 태평양을 통한 전체 해저 전송 능력이 70% 정도 향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자바해를 지나는 새로운 루트에 최초로 깔리게 될 이번 해저 케이블 건설과 관련해 동남아시아에 대한 중대한 투자라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최소 1조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과 아프리카를 잇는 해저 광케이블을 건설 중인 페이스북.

미국과 인도네시아를 최초로 직접 연결하게 될 '에코'는 페이스북이 구글, 인도네시아 통신업체인 XL 악시아타와 함께 건설하며 2023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비프로스트'에는 인도네시아 텔콤셀의 자회사인 텔린과 싱가포르 대기업인 케펠이 참여하며 완공 목표 시기는 2024년이다.

해저 광케이블이란 통신 및 전기의 전송을 위해 바다 아래에 놓는 케이블을 말한다. 전 세계 국제전화와 인터넷의 해외 연결망 트래픽의 약 90% 이상을 해저 광케이블이 책임지고 있다. 광케이블은 빛을 이용해서 정보를 송수신하는데 진공상태에서의 빛의 속도는 30만km/s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약 1초 동안 지구를 7바퀴 정도를 돌 수 있는 속도다. 이론적으로는 지구 반바퀴(둘레의 절반)을 도는데 약 135ms(0.135초)가 걸린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인도네시아 인터넷사업자협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2억7000만명의 인도네시아 인구 중 73% 정도가 인터넷을 사용했지만, 대부분은 모바일 데이터를 통해 접속하고 있으며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 이용자는 10%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그만큼 초고속 인터넷 사업의 성장 여지가 높다는 의미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아시아뿐 아니라 유럽, 아프리카, 중동 등지에도 해저 광케이블 투자를 단행하며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구글은 미국과 영국, 스페인을 잇는 새로운 해저 광케이블망 가설을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광케이블은 미국 뉴욕에서 시작해 영국 남부 휴양도시 부드와 스페인 북부도시 빌바오를 연결한다. 해저 광케이블의 길이는 뉴욕에서 부드까지 6250km, 뉴욕에서 빌바오까지 6300km에 달한다. 구글은 광케이블 가설 프로젝트에 코볼 프로그래밍 언어 발명가이자 미 해군 제독인 그레이스 호퍼 (Grace Hopper) 제독의 이름을 붙여 '그레이스 호퍼 케이블 시스템'으로 명명했다.

비카쉬 콜리 구글 부사장은 "그레이스 호퍼 케이블 시스템은 미국과 영국, 스페인을 동시에 잇는 최초의 민간 해저 광케이블망"이라며 "구글 미트, 지메일, 클라우드 등 미국과 유럽을 잇는 네트워크 서비스의 속도와 품질을 크게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페이스북도 역시 지난해 5월 아프리카-중동-유럽 해저 광케이블 부설 계획인 투아프리카(2Africa)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오는 2024년까지 부설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태평양 초고속광케이블망(Pacific Light Cable Network, PLCN)을 비롯해 광범위한 해저 케이블망 구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