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최대 약점 '무상급식' 놓고 공방
박영선 "부자와 어려운 사람을 구분해야 하나"
오세훈 "복지는 어려운 분들 위주로 해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0년 전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계기로 서울시장직에서 사퇴해 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만든 오세훈 국민선거 후보를 향해 "보궐선거는 똑같다"고 비판했다. 오 후보는 "성추행에 의한 보궐선거와 (무상급식 주민투표 때문에 생긴 보궐선거가) 같느냐"고 반박했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29일 밤에 열린 TV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 후보는 29일 밤 MBC '100분 토론'에서 진행된 서울시장 보궐선거 첫 TV 토론에서 오 후보의 약점인 '무상급식'을 집중 공략했다.

박 후보는 먼저 "이제는 무상급식에 찬성하느냐"고 물었다. 오 후보는 "무상급식이 보편적인, 소득 수준에 무관한 복지의 시작이라고 봐서 반대했을 뿐"이라며 "(무상급식) 하나만 한다고 했다면 반대할 일이 아니었다"고 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그러면 그 후 대한민국 미래가 잘못됐냐"고 물었다. 오 후보는 "지금 부자와 어려운 사람에게 똑같이 10만원씩 주는 이런 일이 지금도 벌어지고 있지 않나"고 지적했다. 박 후보 공약 중 하나는 서울시민에게 10만원씩 재난위로금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박 후보는 "부자와 어려운 사람을 구분해야 되느냐"고 반박했다. 오 후보는 "부자한테 갈 돈을 가난한 사람에게 쓰는 게 잘못됐냐"며 "복지는 어려운 분들 위주로 해야 한다"고 했다.

박 후보는 무상급식이 필요한 이유로 '아이들의 상처'를 언급했다. 오 후보는 "무상급식 때문에 영어 원어민 교사가 사라지고, (돈이 부족해) 화장실도 못 고치게 된 것 아느냐"고 말했다.

공방이 길어졌지만 오 후보가 무상급식 찬반을 명확히 밝히지 않자, 박 후보는 "확실한 입장을 밝혀라"며 "이것(주민투표) 때문에 보궐선거가 있었다. 보궐선거는 똑같다"고 했다. 그러자 오 후보가 "성추행에 의한 보궐선거와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의한 보궐선거가) 같느냐"고 했다. 박 후보는 "또 저런 식"이라며 "원인 제공 이유는 똑같다는 것"이라고 했다.

오 후보는 무상급식 주민투표 당시 소득 하위 80%까지 급식비를 지원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면서, "민주당이 반대해 주민투표까지 갔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유치원 무상급식'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오 후보는 "거기에 더해 어린이집도 간식비와 급식비를 올려, 아이들을 충분히 먹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