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자국에서 모바일 결제 사업권을 따냈다. 중국 규제당국이 알리페이와 위챗페이 등 기존 모바일 결제업체에는 감독을 강화하면서 화웨이는 밀어주는 모습이다. 향후 시장 구도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 겸 회장.

중국 관영 중국증권보(中國證券報)는 29일 화웨이가 모바일 결제 사업권 보유업체 쉰롄즈푸(訊聯智付) 지분을 100% 인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화웨이는 2016년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을 이용한 ‘화웨이 페이’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거래처리 책임은 그간 카드사인 차이나 유니온페이가 맡아왔다.

또다른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전문가를 인용해 "화웨이가 수년간 모바일 결제사업을 해왔지만 이번 인수를 통해 알리페이 등과 협업할 필요가 없어졌다"며 "제3자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도 아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화웨이는 (약 2억여 명에 달하는) 많은 휴대전화 사용자와 완벽한 생태계 및 소프트웨어를 갖추고 있는 만큼 결제 분야를 발전시키기에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인민은행이 디지털 위안화 보급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화웨이가 지난해 10월 메이트 40 모델 휴대전화 출시 당시 세계 최초로 디지털 위안화 하드웨어 지갑을 지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며 "후발주자인 화웨이가 단기간에 알리페이 등 기존 사업자와 경쟁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일각에서는 화웨이가 이미 앞으로의 결제 시나리오에서 주도권을 쥐었다는 분석도 나온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가 관영매체를 동원해 화웨이의 본격적인 모바일 결제사업 진출을 띄워주는 모습이다. 특히 글로벌타임스가 알리바바그룹 산하 앤트그룹이 운영하는 알리페이를 언급하며 "화웨이는 이제 알리페이 등과 협업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 점이 인상적이다. 중국 당국은 현재 알리바바그룹 등 ‘인터넷 공룡’들에 관련 규제 철퇴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민은행은 지난 1월 전자 결제기업의 독점 등에 대한 규제 초안을 발표했다. 지난 25일에는 인민은행 산하 디지털화폐연구소 무창춘(穆長春) 소장이 "그들(알리페이와 위챗페이)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중국 금융 안정에 명백히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나서 이를 보완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