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지분인수 통해 이스즈 5대 주주로 이스즈 상용차 기술을 스마트시티 물류망에 활용 기대 “수소·태양광 에너지원으로 하는 지속가능 도시로 건설” 자율주행과 스마트홈 등 혁신 기술 검증 역할도

일본의 상용차 분야 강자인 이스즈자동차가 도요타자동차와 3년 만에 다시 손을 잡았다고 닛케이아시아가 24일 보도했다.

도요다 아키오(왼쪽) 도요타 사장과 우븐 시티 설계 담당인 비야케 잉겔스가 우븐 시티의 대형 조감도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닛케이에 따르면 양사는 도요타가 428억 엔(약 4,450억 원)을 들여 이스즈 지분 4.6%를 인수하는 형태로 자본 제휴를 맺기로 했다. 이를 통해 도요타는 이스즈의 5대주주가 됐다.

이와 함께 도요타와 도요타 자회사인 히노자동차, 이스즈는 다음 달 공동출자를 통해 합작 법인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합작 법인은 전기 배터리와 수소 연료전지로 구동되는 소형 상업용 트럭을 생산할 예정이다.

아울러 양사는 합작 법인을 통해 개발할 연료전지 트럭이 일본 후쿠시마 지역에서 생산한 수소를 이용할 계획이다. 2011년 쓰나미 발생으로 인한 원전 사고를 겪은 후쿠시마는 수년간 폐쇄됐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10㎿ 규모의 수소 발전설비가 들어서기도 했다.

도요타와 이스즈는 지난 2006년 소형 디젤엔진 개발 등을 협력하기 위해 최초로 자본 제휴를 맺었다. 하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12년 만인 2018년 두 회사 모두 자본금을 삭감하는 식으로 자본 제휴 관계를 중단했다.

이스즈 관계자는 닛케이 인터뷰에서 "2018년에도 양사 간 의견 불일치는 있었지만 이후 협업 가능성을 완전히 닫은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도요타 측도 "자본 제휴 관계를 중단한 뒤에도 전기차 등 협의에 대한 논의를 이어왔다"고 전했다.

도요타는 이스즈와 협력으로 지난달부터 일본 후지산 인근 시즈오카현에 짓고 있는 스마트 시티 건설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트럭 등 이스즈의 상용차 기술을 스마트 시티 물류망 구축에 활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도요타는 지난달 23일 시즈오카(靜岡)현 스소노(裾野)시에 있는 히가시후지(東富士) 공장 터에서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최신 자동차와 로봇공학,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미래 기술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스마트시티 ‘우븐 시티(Woven City)’ 착공식을 가졌다.

'그물망 도시'라는 뜻인 우븐 시티는 도요타가 구상하는 미래형 스마트 도시 모델이다. 도요타는 그물망처럼 도로가 연결되어 있는 거리의 모습에서 착안해 실증 도시를 ‘우븐 시티'라고 명명했다.

도요다 사장은 작년 1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제품 전시회인 'CES 2020' 개막을 앞두고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을 통해 초연결 실증도시로 우븐 시티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우븐 시티는 이같은 계획에 따라 작년 말 폐쇄된 후지산 기슭의 히가시후지 공장 터 70만8천㎡에 조성될 예정이다. 도요타는 우븐 시티를 현재 개발 중이거나 앞으로 개발할 기술과 서비스를 일상생활에 적용하는 실험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도시개발은 도요타의 소프트웨어 개발 자회사인 '우븐 플래닛 홀딩스' 산하의 사업회사인 '우븐 알파'가, 설계는 덴마크 출신 유명한 건축가인 비야케 잉겔스가 맡는다.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으로는 수소연료와 태양광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등 지속가능한 도시로 건설될 예정이다. 자율주행, 로봇, 스마트홈, 인공지능(AI) 등의 혁신 기술을 실증하는 환경도 조성할 예정이다.

우븐 시티 주민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로봇 기능을 검증하거나 AI로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등 각종 첨단 기술이 활용되는 미래 도시의 삶을 체험하면서 개선 방안을 제시하게 된다. 지상에는 자율주행 차량과 보행자, 개인 이동장비가 다닐 수 있는 3종류의 전용도로가 조성되고, 지하에는 물류 전용 자동운전 차량이 달리는 도로가 설치된다.

초기 거주자는 자녀 양육 세대, 고령자, 발명가·연구자 등 약 360명으로 시작해 2000명 규모로 늘어난다. 입주는 이르면 2025년쯤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요타자동차는 다른 업종과의 협업 모델을 발전시키기 위해 통신업체 NTT를 비롯한 법인과 관련 인력이 우븐 시티 조성에 참여토록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