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월가 최초로 ‘비트코인 펀드’를 운용하기로 했다. 비트코인이 제도권 자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제임스 고먼 모건스탠리 최고경영자(CEO).

미 경제전문매체 CNBC는 17일(현지 시각)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모건스탠리가 대형은행 중 처음으로 자산운용 고객들에게 비트코인 펀드에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며 "비트코인을 소유할 수 있도록 하는 펀드 세 개를 론칭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모건스탠리가 판매할 비트코인 펀드는 갤럭시디지털의 Bitcoin Fund LP, Institutional Bitcoin Fund LP와 FS인베스트먼트의 FS NYDIG Select Fund 등 3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한 소식통은 "고객들이 가상자산에 투자하게 해달라고 요청하자 모건스탠리가 이를 받아들인 것"이라며 "고객들은 이르면 다음달부터 이들 펀드에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1년 전만 해도 1개당 5000달러 수준이었던 비트코인 가격은 현재 10배 넘게 올라 6만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운용자산만 4조 달러, 우리 돈으로 약 4520조원을 굴리는 초대형 IB가 포트폴리오에 비트코인을 추가한 것.

CNBC는 이를 두고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면서 월가 주요 금융회사들이 속속 비트코인 투자 대열에 동참하는 가운데, 모건스탠리가 한 차원 높은 수준의 접근을 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골드만삭스와 JP모건체이스는 각각 자사 암호화폐 거래 데스크를 재출범했고, 자체 암호화폐를 출범했지만 아직까지 자문역들에게 비트코인 직접 투자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모건스탠리가 비트코인 투자를 진지하게 봐왔다는 건 이전부터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다. 블룸버그는 앞서 지난달 모건스탠리가 자회사인 카운터포인트 글로벌을 통해 비트코인 직접 투자를 검토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모건스탠리는 계속해서 비트코인을 매입하고 있는 미 소프트웨어업체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주주이기도 하다. 현재 약 1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비트코인이 제도권 자산군에 진입했다고 말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모건스탠리 또한 비트코인 펀드 투자에 제한을 둘 것으로 전해졌다. 개인 고객은 적어도 200만달러(약 22억원) 이상을 맡겨놓은 ‘공격적인 위험 감내(aggressive risk tolerance)’ 성향만 투자할 수 있고, 기업 고객은 500만달러(약 56억원)가 넘는 잔고를 보유해야 한다는 것. 두 경우 모두 계좌를 개설한지 6개월이 넘어야 하고, 비트코인 투자는 전체 자산에서 2.5%로 제한된다.

소식이 전해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고공행진 중이다. 한국 시각 18일 오전 7시30분 기준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미국의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보다 4.23% 오른 5만8685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비트코인은 지난 14일 6만2000달러까지 근접했다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5만달러대로 떨어진 뒤 횡보세를 보이고 있다. 전일 비트코인은 5만4000달러선까지 하락했으나 낙폭 과대에 따른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며 5만8000달러대를 다시 회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