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재산등록, 7급 이상으로 확대
경찰·국세청 기준으로 재산관리 강화 방침
부동산 뿐만아니라 콘도·골프 회원권 등도 포함
'사안 엄중' 9급 이상 의견도 나와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땅투기 사태의 재발방지를 위해 재산등록 직급 기준을 ‘서기관(4급) 이상’에서 ‘7급 이상’으로 낮추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18일 기획재정부와 정부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제17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는 공무원의 재산등록 기준을 기존 4급 이상에서 7급 이상이나 9급 이상으로 낮추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들의 재산등록 목록도 문제가 된 토지 뿐만 아니라 주택과 분양권, 리조트·콘도, 골프장, 헬스회원권 까지 종류를 확대할 방침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에서 두번째)이 지난 17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7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공무원의 재산 형성에 대한 신뢰성 회복을 위해 강도높은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며 "부동산관계장관회의 등에서 상상 이상의 대책들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재산공개 대상을 7급 이상으로 할지, 더 하위직도 포함시킬지 여러 논의가 있다"고 했다.

이날 회의에는 홍 부총리를 비롯해,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김우호 인사혁신처 차장, 김대지 국세청장 등이 참석했다. 특히 전날 열린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에서도 황서종 인사혁처장이 참석하면서 LH 사태 재발방지를 위한 공공부문 대책이 심도있게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정부의 재산등록 대상은 국가·지방자치단체의 정무직 공무원, 4급 이상 공무원, 교육감, 법관·검사, 대령 이상 장교, 공기업의 장, 공직유관단체임원 등이었다. 각 부처는 재산등록 시즌이 되면 대상자에 금융정보 동의서를 받고 대상자나 배우자의 명의로 된 부동산과 주식·펀드·예금 등의 자산을 조회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재산등록 범위를 7급 이상과 9급 이상 등 두가지 안을 놓고 논의를 하고 있다. 다만 현재 경찰·소방·국세·관세 등 특정분야는 7급 이상 공무원도 재산등록을 하고 있어, 일반 공무원도 7급 이상으로 맞추는 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LH 사태로 공무원의 도덕적 해이가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만큼 9급 이상 등 공무원 전체를 대상으로 재산등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공무원 본인 뿐만 아니라 배우자와 직계존비속까지 재산등록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공공기관 임직원에 대해서도 재산등록을 하는 기관의 기준이나 직급 체계를 놓고 논의하고 있다.

고위공무원단(가등급·1급) 이상의 고위직 공무원처럼 재산등록 내용을 외부에 공개하는 여부에 대해서도 검토 중인 상황이다. 다만 현재 2급~4급 공무원도 공개대상은 아니기 때문에 하위직 공무원이 공개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이 밖에도 부동산 업무 관련 공무원·공공기관 임직원들은 부동산을 거래할 때마다 기관장에게 신고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산등록제와 마찬가지로 본인 및 배우자, 직계존비속까지 신고 대상으로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범부처 관련 회의에서 등록할 재산의 목록에 대해서 계속 추가되는 상황"이라며 "공무원 뿐만 아니라, 공공기관 임직원에 대한 대대적인 재산등록 체계를 갖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