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손실 18억원...전년 대비 손실액 7배 늘어
지난해 매장 40여곳 정리...이달 홍대·동대문점도 폐점 예정

일본 제품 불매운동과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유니클로의 실적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18일 롯데쇼핑(023530)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에프알엘코리아의 매출은 5746억622만원으로 전년 대비 41% 감소했다. 영업 손실은 129억1394만원으로 전년(18억6819만원) 대비 7배 가까이 불었다.

그래픽=정다운

에프알엘코리아는 유니클로 모 회사인 일본 패스트리테일링그룹과 롯데쇼핑이 각각 51%, 49%씩 출자해 2005년에 국내에 진출한 SPA(제조·유통 일괄형) 의류 업체다. 비슷한 시기 국내 시장에 진출한 자라, H&M 등과 함께 국내에 빠르고 저렴한 패스트 패션 트렌드를 주도했다.

히트텍, 에어리즘 등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승승장구했으나, 이듬해 7월부터 시작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타깃이 돼 매출이 급락했다. 2018년 1조4188억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던 매출은 지난해 5746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에프알엘코리아는 명동, 강남 등 주요 상권에 있던 대형 매장을 철수하며 몸집을 줄이고 있다. 2019년 말 기준 186곳이었던 유니클로 매장 수는 지난달 144개로 줄었다. 이달에는 서울 마포구 홍대 와이즈파크점(23일)과 동대문, 아트몰링 장안점(31일)의 운영을 종료한다.

대신 2020년 철수한 자매 브랜드 지유(GU)의 판매를 지난 8일 유니클로 온라인몰에서 재개했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지유 제품은 온라인에서만 판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유니클로 외에 일본계 기업들의 매출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아사히 맥주를 판매하는 롯데아사히주류는 2019년 매출이 전년 대비 50%(624억원) 감소했고, 30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즉석 수프 ‘보노’를 판매하는 한국아지노모의 매출은 전년 대비 34%, 영업이익은 71% 줄었다. 의류 브랜드 데상트코리아와 생활용품 브랜드 무인양품의 매출도 각각 15%, 10% 감소했다.

카메라 브랜드 올림푸스, 로이즈 초콜릿을 판매하는 로이즈컨펙트코리아, 주얼리 브랜드 루시에 등은 부진을 견디지 못하고 한국 시장을 떠났다.

한편, 국내 상황이 부진한 것과 달리 패스트리테일링의 실적은 회복세를 보였다. 이 회사의 2021 회계연도 1분기(지난해 9~11월) 영업이익은 약 1131억엔(약 1조191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3% 증가했다. 한국과 중국 실적이 포함된 유니클로인터내셔널의 영업이익은 414억엔(4296억원)으로 전년 대비 9.5% 늘었다.

패스트리테일링 관계자는 "한국 시장은 재고관리를 통해 매출총이익이 개선됐고, 수익이 부진한 매장을 우선적으로 정리하며 판매관리비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