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핀테크 기업 스트라이프(Stripe)의 기업가치가 최근 1년 사이에 3배 가량 늘어나며 950억달러(약 107조9700억원)로 평가받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스트라이프 본사 건물 내부.

뉴욕증시 상장 직전 페이스북(800억달러), 우버(720억달러)를 뛰어넘어 실리콘밸리에서 탄생한 스타트업 중 가장 비싼 회사가 된 것.

FT에 따르면 스트라이프는 이날 홈페이지에 최근 6억달러(약 6820억원)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으며, 이번 투자에서 회사 가치는 950억달러로 평가받았다고 밝혔다. 아일랜드 재무관리청, 알리안츠보험, 피델리티증권, AXA손해보험, 사모펀드 세쿼이아 캐피털 등 주요 기관투자자들이 투자에 참여했다.

지난해 초 스트라이프는 360억달러로 평가받았는데, 1년도 안돼 평가가치가 600억달러 가량 불어났다. 스트라이프의 기업가치는 지난달 740억달러로 평가받은 일론 머스크의 민간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도 앞질렀다.

아일랜드 출신의 형제 패트릭 콜린슨과 존 콜린슨 형제가 2010년 설립한 스트라이프는 대표적인 핀테크 기업인 페이팔보다 간편한 시스템과 저렴한 카드수수료를 앞세워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핀테크 기업으로 떠올랐다. 초기 투자자 중에는 페이팔 창업 멤버인 일론 머스크와 피터 티엘 등도 포함됐다.

지난해 코로나19 발생 이후 유럽에서만 20만개 이상의 신규기업들이 스트라이프 결제 시스템에 새로 가입했다. 스트라이프가 사업을 벌이는 국가는 총 42개국이며 이 가운데 31개국이 유럽에 있다. 이같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스트라이프는 향후 5년간 아일랜드 더블린지사에서만 1000여명을 더 채용할 예정이다. 올해 말에는 브라질과 인도, 인도네시아 등에서 새로운 신규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스트라이프의 성장세에 따라 기업공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스트라이프가 지난해 디비야 수리야데바라 제너럴 모터스(GM) 최고재무책임자(CFO), 아마존웹서비스 출신의 마이크 클레이빌에 이어 올해 마크 카니 전 영란은행 총재 등을 잇달아 영입하면서 기대감은 더 커졌다.

스타트업들은 보통 IPO를 앞두고 재무 인재들을 충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트라이프 측은 IPO 계획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수익 등 재무사항도 공개를 꺼리고 있다. 일각에선 스트라이프의 성장세가 인플레이션, 백신 접종에 따른 코로나19 국면 진정, 바이든 행정부의 1조9000억달러 규모 경기부양책에 따른 투자자 이탈 등으로 꺾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