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과천의 법무부 청사.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후임을 뽑기 위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꾸려지자마자 편향성 논란에 휘말렸다.

법무부는 11일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윤 총장이 사의를 표명한 지 일주일 만이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전광석화 같은 속도로 신속하게 검찰총장 후보를 제청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법무부가 꾸린 추천위는 당연직 위원 5명과 비당연직 위원 4명으로 이뤄졌다. 당연직 위원에는 김형두 법원행정처 차장,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장, 정영환 한국법학교수회 회장, 한기정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 이정수 법무부 검찰국장이 들어갔다.

논란이 되는 건 비당연직 위원이다. 비당연직 위원에는 위원장을 맡은 박상기 전 장관과 길태기 전 법무부 차관, 안진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손원제 한겨레신문 논설위원이 들어갔다.

법조계에서는 비당연직 위원 명단이 정치적으로 지나치게 편향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 교수의 경우 작년말 윤 전 총장에 대한 검사징계위원회 징계위원으로 참여했던 인물이다. 과거 더불어민주당 공천심사위원을 맡은 경력 때문에 징계위원 참여도 논란이 된 바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윤 전 총장 징계위원이 윤 전 총장의 후임을 뽑는 모습이 누가봐도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박 전 장관과 손 논설위원도 정치적 편향성을 의심받는 건 마찬가지다. 박 전 장관은 윤 전 총장과 대립각을 세우며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여러차례 강조한 바 있다. 작년 7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윤 전 총장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손 논설위원도 칼럼을 통해 윤 전 총장과 검찰을 강도높게 비판한 바 있다.

길 전 차관은 서울남부지검장을 거쳐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법무부 차관을 지냈다. 이후 대검찰청 차장검사를 맡았다가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사퇴하면서 3개월간 직무대리를 맡은 바 있다. 서울고검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나 이후 법무법인 광장의 대표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비당연직 위원의 면면을 보면 청와대가 원하는 인물을 검찰총장에 앉히겠다는 뜻이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차기 검찰총장은 4월초나 중순쯤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추천위는 15일부터 22일까지 국민들로부터 후보자를 추천받고 이후 검증 과정을 거쳐 최종 후보 3인 이상을 뽑을 예정이다. 4월 7일 재보궐 선거가 예정돼 있기 때문에 그 이후에 최종 후보를 지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