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이 ‘뉴모빌리티’ 시대를 앞두고 소재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전기차, 수소차,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등 미래 운송수단에 접목할 철강 신소재를 개발하고 친환경 기술을 토대로 이차전지 소재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할 계획이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는 올해 친환경차 통합 브랜드인 ‘이 오토포스(e Autopos)’를 출범시켰다. 친환경성·협업 시너지·미래 지향 등 친환경차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이 오토포스를 통해 철강, 이차전지 소재 제품과 함께 고객 맞춤형 이용 솔루션까지 함께 패키지로 제공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환경 규제 강화와 수소시대 등을 내다보고 친환경차용 강재 개발에 힘써왔다. 특히 수소전기차 금속분리판 소재에 쓰이는 고내식 고전도 스테인리스강 ‘Poss470FC’를 독자개발해,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했다. 제조 원가를 낮추고 공정도 단순화할 수 있을 뿐더러 미국 에너지성(DOE)으로부터 장기 내구성과 실차 내구성능에서 우수성도 검증됐다. Poss470FC는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인 ‘넥쏘’에 적용되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

포스코는 무방향성 전기강판인 ‘하이퍼(Hyper) NO’를 적용한 구동모터도 개발했다. 모터는 전기차의 연비를 향상시키는 핵심 부품으로, 전력 손실이 낮은 전기강판이 필요하다. 'Hyper NO'는 전기에너지를 회전에너지로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생기는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개발돼 기존의 전기강판 대비 에너지 손실이 30% 이상 낮다.

여기에 포스코는 접착제 역할을 하는 코팅을 전기강판 표면에 적용하는 ‘셀프본딩’ 기술도 더했다. 셀프본딩을 활용하면 용접 등 물리적 방식과 달리 전기강판의 전자기적 특성을 저하시키지 않아 모터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 기존 용접체결 방식보다 모터코어의 에너지 손실이 10%이상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기차 배터리 등 이차전지 소재사업도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리튬, 니켈, 흑연 등 원료부터 양극재와 음극재까지 이차전지 핵심 소재관련 일괄공급체제를 갖췄다. 이를 기반으로 2030년까지 양극재 40만톤, 음극재 26만톤 생산체제를 구축해 이차전지소재 부문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20%, 연매출 23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포스코그룹의 이차전지 소재 연구센터.

포스코케미칼은 차세대 양극재, 음극재 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 양극재는 전기차의 주행거리에, 음극재는 배터리 수명과 충전시간에 영향을 미친다. 포스코케미칼은 ‘1회 충전시 주행거리 600㎞’를 목표로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High니켈 기반의 양극재를 연구하고 있다. 또 ‘10분 급속충전’을 위해 구조안정성이 높고 팽창성이 낮은 인조흑연 음극재도 개발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또 포스코, 포스코케미칼,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의 역량을 모아 ‘이차전지 소재 연구센터’를 세우고, 제품 개발뿐만 아니라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공정도 연구하고 있다.

포스코는 친환경 선박에 쓰이는 소재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12월 세계 최초로 친환경 LNG 추진 대형 벌크선 2척을 선보였다. 전량 포스코 강재가 사용됐다. 연료탱크에는 ‘포스코 9%니켈강’을 적용해 처음으로 국산화에 성공했다.

포스코는 앞서 LNG 탱크 소재를 독자 개발해 국제기준으로 등록했다. 원래 선박용 극저온 LNG 탱크 소재는 국제해사기구(IMO) 규정에 따라 니켈합금강, 스테인리스강, 9% 니켈강, 알루미늄합금 4종류만 사용할 수 있었는데, 포스코가 독자 개발한 고망간강이 추가됐다. 망간은 가격이 니켈보다 30% 이상 저렴하고 매장량이 풍부해서 수급 안정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