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의 상반기 채용이 시작되고 있다. 채용 공고가 속속 올라오고 있는 금융공기업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인원을 뽑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중은행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 등으로 채용 규모가 예년보다 크게 줄거나 연간 계획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이달 중 신입직원 상반기 채용공고를 내고 15명 안팎을 뽑을 예정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70명 내외의 청년인턴을 뽑아 인턴 중 90% 이상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이미 상반기 체험형 청년인턴 170명을 뽑고 있는 신용보증기금은 이달 말쯤 별도의 신입직원 채용을 진행할 예정이다. 주택금융공사도 체험형 청년인턴 146명을 모집 중인데, 오는 5월 중 신입 채용공고를 낼 예정이다.

서민금융진흥원은 오는 24일까지 신규 직원 27명을 뽑을 예정이다. 특히 서금원은 올해 기타 공공기관에서 준정부기관으로 격상되면서, 지역인재 채용을 새롭게 도입하는 등 신규 채용 인원의 59%인 16명을 사회 형평적 채용으로 선발할 예정이다. 서민금융 지원 제도 이용 경험자에게는 서류 전형 시 가점을 부여한다.

한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이력서를 작성하고 있다.

국책은행 중에서는 KDB산업은행이 이달 중 채용 공고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채용 규모는 작년과 비슷한 60명 수준이다. IBK기업은행은 최근에야 지난해 하반기 신입행원 선발을 끝마친 만큼 올해 상반기 전형을 언제 진행할지 내부 논의 중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최근 123명 규모를 뽑는 청년인턴 접수를 마감했는데, 아직까지 신입행원 채용공고 계획은 내놓지 않았다.

반면 시중은행의 채용 문은 한층 좁아진 모습이다. 5대 시중은행 중 NH농협은행이 유일하게 상반기 공채를 진행 중이다. 4월 중 340명 규모의 최종 합격자가 발표될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20명 규모의 특별채용을 예정하긴 했지만, 아직 상반기 공채 계획은 내놓지 못한 상황이다. 이번 특별채용은 최근 2015~2017년 채용 비리로 부정 입사한 이들에 대한 퇴직 조치를 완료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신한은행 역시 채용 여부와 구체적인 계획을 확정짓지 못했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원래 상반기 신입행원 공채를 하지 않는다.

은행권 관계자는 "통상 상반기 공채를 실시해온 신한·우리은행은 지난해에도 수시채용만 진행했을 뿐 신입행원 공채는 내지 않았다"며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 탓에 은행들이 공채를 망설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인터넷은행은 신입이 아닌 경력직을 중심으로 한 채용에 적극적이다. 카카오뱅크는 오는 14일까지 경력직 공채 원서접수를 받아 두자릿수 인원을 모집한다. 오는 7월 인터넷은행 출범을 앞두고 있는 토스뱅크의 경우, 토스(비바리퍼블리카) 전 계열사 채용을 통해 1분기에만 300여명을 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