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국내 골프복 시장 5조원 돌파…2년 후 6조원 넘어설 전망
젊은층·여성 몰리며 골프인구 증가...해외 브랜드 직진출·대형 매장 개점

지난 6일 오후 서울 강남 신세계백화점 7층. 20대 여성이 한 골프복 매장에서 옷을 갈아입은 후 자신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고 있었다. 옆 매장에는 30대로 보이는 연인들이 골프 용품을 고르고 있었다. 이 곳에는 젊은층을 겨냥한 화려한 골프복들이 진열돼 있었다.

코로나 이후 골프에 입문하는 젊은 여성들이 많아지고 있다.

주요 백화점·대형마트의 골프용품 매장이 2030 소비자들로 북적이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야외 활동이 제한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한 스포츠인 골프에 젊은층이 몰리는 것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최근 젊은세대와 여성 입문자가 늘며 골프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골린이(골프 입문자)들이 많아지면서 골프 관련 용품 매출도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골프복 시장 규모는 2019년(4조6315억원)보다 11% 신장한 5조1250억원을 기록했다. 레저산업연구소는 국내 골프복 시장이 꾸준히 성장해 올해엔 5조6850억원, 2022년엔 6조335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마트의 지난해 골프용품 매출은 전년 대비 5% 이상 신장했다. 올 1~2월 중순까지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4% 증가했다. 롯데백화점도 지난해 골프 관련 매출이 2019년 대비 25% 신장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부터 골프 매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특히 해외 여행길이 막히면서 국내에서 레저활동을 하는 수요가 늘었고, 해외여행을 가지 못해 생긴 여윳돈으로 클럽 등 장비 교체에 투자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국내 골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글로벌 골프 브랜드들의 한국 진출도 빨라지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은 지난 5일 서울 신사동에 스웨덴 골프복 브랜드인 제이린드버그의 플래그십스토어(브랜드 이미지를 극대화한 매장)를 열었다. 백화점을 중심으로 매장을 늘려나가던 제이린드버그가 단독 매장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덴마크 출신 디자이너 데이비드 툴스트럽이 인테리어 디자인을 맡을 정도로 매장 구성에 공을 들였다"며 "플래그십스토어 출점을 계기로 국내 골프복 시장 공략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는 지난 달 해외 골프브랜드 지포어(G/FORE)를 국내에 선보였다. 캘러웨이는 한성에프아이와의 국내 판권을 오는 6월말 종료하고 국내에 직접 진출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클럽·용품 사업만 전개하던 캘러웨이코리아는 패션 부문도 맡아 직접 마케팅에 나서게 된다. 미즈노 골프는 연내 20개의 신규 매장을 열 계획이다.

골프클럽 안성Q에서 골퍼들이 그린 위에서 퍼팅을 하고 있다.

50대 이상 골퍼를 겨냥한 해외 골프클럽 브랜드 마제스티 골프 코리아는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2017년 마제스티를 인수한 국내 사모펀드 오케스트라PE는 지난해말 골드만삭스를 매각자문사로 선정하고 회사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마제스티는 2003년 일본 마루망과 한국 코스모그룹이 합작해 만든 골프용품 제조·유통사로 고반발 클럽 전문 브랜드로 유명하다.

오케스트라PE는 2017년 800억원을 들여 마루망코리아 지분 100%와 마루망 일본 본사 지분 29%를 인수했다. 작년 초엔 일본 증시에 상장된 마루망 일본 본사 주식을 전량 사들였다. 마제스티코리아 매출은 2019년회계연도(2019년 10월~2020년 9월) 1026억원으로 전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영업이익은 약 3배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