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3일 서울 중구보건소를 방문해 코로나 접종 예진실과 접종실을 참관하고 있다.

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고령층에게도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해외 연구 결과를 근거로 국내에서도 만 65세 이상 고령층 접종 가능성에 무게를 실을 예정이다. 하지만 최근 경기 고양시 한 요양시설에서 이 백신을 접종한 50대 환자가 사망하는 등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가 나오자 ‘고령층 백신 접종’ 공포가 커지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고령층에게도 효과가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들이 공개됐다"면서 만 65세 이상 고령층에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지난달 영국 에든버러대 연구진은 스코틀랜드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5살 이상 고령층에서 입원 위험이 80%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히며, 65살 미만 접종을 권고한 독일은 65살 이상 접종 허용을 검토하고 나섰고, 프랑스 정부도 백신을 맞을 수 있는 연령을 65세 미만에서 65~74세까지로 확대했다. 이같은 사례를 근거로, 정 총리는 "우리나라는 65세 이상에게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을 유보했으나 각국 정책이 변화가 있는 만큼 질병관리청이 전문가의 의견을 다시 한번 모아달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질병관리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65살 이상 고령층 접종을 보류하며 "효과성을 입증할 수 있는 미국 임상시험 자료를 3월 말께 확보해 접종 여부를 다시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관계자는 "미국 임상시험자료, 영국 등 아스트라제네가 접종국가 실적평가 등 다양한 과학적 근거를 수집, 분석해 평가하겠다"면서 "미국 임상시험결과가 발표되기 전이라도 과학적 근거가 충분히 수집된다면 전문가 자문과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심의는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오늘 경기 고양시 한 요양시설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50대 환자가 사망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이 환자는 복합 기저질환자로, 백신 부작용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와 함께 경기 평택 소재 요양병원에 입원중이던 60대가 지난달 27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뒤 이상반응을 보이다 4일만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는 뇌경색 증세로 평택 소재 병원에 입원중이던 환자다. 이 백신을 접종받고 전신통증을 호소하며 이상반응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정확한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 경기도 및 질병관리청의 역학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백신 이상 반응과 관련해서도 전일 경기도에서 2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경기도 내 요양병원 2곳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받은 50대 남성 1명과 60대 남성 1명이 접종 후 혈압 저하, 전신 무력감 증세가 확인된 것이다.

백신 접종 후 2시간 이내 호흡곤란·두드러기 등 증상이 나타난 아나필락시스 발생 가능성도 제기됐다. 3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하루 신고된 이상반응 건수는 51건으로, 모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였다. 이 가운데 3건은 아나필락시스 사례로 분류됐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사회적 우려를 두고, 박완범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화이자 백신의 경우 4만 명 이상 대규모 임상시험이 단일한 프로토콜로 체계적으로 잘 이뤄졌다. 반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각각 조금씩 다른 4개의 임상시험을 묶어 중간결과를 지난해 12월 발표했다. 고령층도 적게 포함됐고, 두 차례의 투여간격도 제각각이며 용량도 의도적이지 않게 적게 투여된 군이 있었다"면서 "그 결과 백신 효능이 들쑥날쑥 하고 일관적이지 못해 우려가 있었다. 이 백신의 경우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를 조금 더 기다려볼 필요가 있다.

방역 당국은 백신 접종과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이상반응 등과 관련한 브리핑을 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아스트라제네카 고령층 백신 접종 확대 가능성이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