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장에게 듣다]②대외경제정책연구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유사 이래 초유의 사건이 진행되고 있던 지난해, 한국의 싱크탱크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국제통화기금(IMF)보다 정확하게 중국 경제의 앞날을 내다봐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코로나19가 중국을 중심으로 맹위를 떨치던 지난해 5월 12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중국의 2020년 경제성장률 예측치를 2.2%로 제시했다. 발원지인 우한(武漢) 폐쇄가 갓 풀리긴 했지만 여전히 중국내 코로나 공포가 크던 때다. 같은해 4월 14일 발표된 국제통화기금(IMF)의 예측이 1.2%였던 점과 비교해 매우 큰 숫자였다. 이후 IMF는 중국 성장률 전망을 6월 24일 1.0%까지 낮췄다가 10월 13일 1.9%로 상향했다.

반면 대외연은 11월 12일에도 2.2%로 유지했다. 결국 올해 1월 공개된 중국 성장률 실적치는 2.3%였다. 결과적으로 중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제 회복세를 보였다. 대외연의 정확한 예측이 확인된 것이다.

김흥종 대외연 원장은 지난해 5월 예측 발표 당시를 "중국 현지 사무소에 확인해보니 ‘여기 공장들은 정상 조업중’이라고 하더라"고 회상했다.

대외연은 지난 1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국제관계프로그램 산하 ‘싱크탱크와 시민사회 프로그램(TTCSP: Think Tanks and Civil Societies Program)’이 발표한 ‘2020년 전 세계 싱크탱크 평가’에서 총 1만1175개의 연구기관 중 국제경제정책 부문에서 세계 4위, 아시아 1위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분야에서 달성하며 미국 전미경제연구소(NBER),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랜드연구소(RAND Corporation), 중국사회과학원(CASS), 영국 채텀하우스(Chatham House), 일본 IDE-JETRO 및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ADBI) 등 세계적인 싱크탱크를 앞선 성적이다.

김흥종 원장은 이같은 성적의 비결로 대외연의 국제적인 네트워크와 함께 공공 연구소로 풍부한 인력을 갖춘 점을 꼽았다. 그는 "국내에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처럼 대외경제정책을 연구하는 기관이 없다. 연구원의 아프리카 담당자가 박사급 2명 등 총 5명인데 이런 점은 민간 연구소에서는 어렵다"면서 "한국이 선진국으로서 대외경제전략이나 통상전략을 갖추고 주도하기 위해서는 대외연 같은 곳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964년생인 김 원장은 EU·유럽지역과 FTA·국제통상 분야 경제 전문가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LG경제연구원을 거쳐 2001년부터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몸담은 뒤 내부 승진으로 지난해 5월부터 원장직을 맡게됐다. 외교통상부 한-EU FTA 전문가 자문위원, 한국국제경제학회 부회장, 한국국제통상학회 부회장, 이화여자대학교 국제대학원 및 서강대학교 기술경영대학원 겸임교수 등을 역임한 바 있다. 또한 미국 UC 버클리 대학교에서 풀브라이트 방문학자를 지냈다. 현재 한국EU학회 회장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