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25일 오후 2시 전직원과 만나 질문 주고받는다
네이버는 역대급 실적에도 "성과급 짜다" 불만
카카오는 '함께 일하기 싫은 동료' 평가가 논란

이해진(왼쪽)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네이버, 카카오 창업자들이 25일 오후 2시 나란히 전직원 앞에 선다. 최근 회사 내부에서 터진 불만을 직접 해명하기 위해서다. 모두 연말행사나 이메일, 영상편지 등으로 직원들과 소통하는 기회를 갖곤 했지만 특정 사안을 두고 한 자리에 모여 얘기를 주고 받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24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최근 네이버는 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거뒀는데도 직원에게 충분한 보상을 주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네이버 노조가 전체 임직원에게 보내는 메일로 "회사 실적에 비해 성과급이 너무 적다"며 "산정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항의한 것이다. 네이버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보다 21.8%, 5.2% 증가한 5조3041억원과 1조2153억원이다. 역대 가장 큰 매출·이익이다.

이에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한성숙 대표가 온라인 형식의 ‘컴패니언 데이’를 열고 임직원들 앞에서 회사 보상체계 전반을 직접 설명하기로 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애초 인사담당자가 나와 질의응답(Q&A) 방식으로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었다"며 "이후 성과급 논란도 불거지고 사전 질문을 받는 과정에서 다양한 주제들이 나와 경영진이 직접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GIO는 네이버에 단순 성과급뿐만 아니라 다양한 보상 체계가 있다는 점에 중점을 두고 해명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매년 전직원을 대상으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제공하거나 자사주 구입시 매입가의 10%(한도 200만원)를 현금으로 지급하는 등 보상 프로그램을 시도하고 있다. 올해도 1년 이상 근무한 본사 및 주요 계열사 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네이버는 전날 직원 3253명에게 총 111만4143주의 스톡옵션을 행사가 36만2500원에 부여했다고 공시했다. 네이버 전날 종가는 39만500원이다.

카카오는 최근 내부 인사평가가 "잔혹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카카오 직원으로 추정되는 이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유서를 올린 게 발단이 됐다. 자신이 회사 내부에서 심각한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글은 작성자에 의해 곧장 삭제됐고 현재까지 카카오 내부에서 직원이 다치거나 숨지는 일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일을 계기로 카카오 인사평가에 대한 불만 글도 후속으로 올라오며 논란이 확산됐다. 카카오에서는 직원들이 동료를 상대로 ‘이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냐’는 답변을 하는데, 그 결과가 당사자에게도 알려지면서 압박과 스트레스를 준다는 내용이다.

25일 열리는 '브라이언톡 애프터'는 김범수 의장이 "살아가는 동안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마련된 자리였다. 어떤 방식으로 기부하고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카카오 임직원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함께 고민하자는 ‘훈훈한’ 취지였다. 그러나 행사를 앞두고 예기치 못한 논란이 불거지며 기부보다는 다른 주제가 중점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관계자는 "기부를 계기로 열린 행사인 것은 맞지만 김 의장은 이전부터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는 자리를 종종 가져왔다"며 "특별한 주제가 있다기 보다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직원들이 궁금한 점을 묻고 회사가 답변하는 카카오의 일반적인 문화로 이해해 달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인사 평가제도는 직원들과의 논의를 통해 도입된 것이어서 회사가 일방적으로 정한 것이 아니다"며 "평가라는 시스템 자체가 모두에게 만족스러울 수 없다는 특성을 감안해 달라"고 했다.